21년 만 복귀…이본의 ‘라라랜드’여야만 했던 이유

2025-06-30

배우이자 가수 이본이 21년 만에 라디오 DJ로 복귀했다. 그러나 공백이 무색할 만큼, 그 자리는 여전히 ‘이본의 것’이었다.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콩스튜디오에서 열린 KBS 2라디오 신설 프로그램 ‘이본의 라라랜드’ 제작발표회에는 이본과 윤성현 PD가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본의 라라랜드’는 매일 오후 4시부터 2시간 동안 방송되는 KBS 2라디오 프로그램. ‘볼륨을 높여요’로 10년을 함께했던 전설의 DJ 이본이 21년 만에 돌아온다는 점에서 시작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이날 ‘이본의 라라랜드’를 응원하기 위해 현장을 찾은 김병진 KBS2 라디오센터장은 “은퇴했던 김연경 선수가 다시 대표팀에 합류한 것 같은 느낌”이라며 “청취율을 5배, 아니 10배 이상 끌어올릴 수 있는 분”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프로그램 제목 ‘라라랜드’에는 이본의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단순한 영화 패러디가 아닌 “두 시간 동안 마법처럼 흘러가고, 듣는 사람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떠올렸다”는 이본의 소망이 담겼다.

윤성현 PD는 “DJ가 프로그램 세계관의 중심이다. 이본이라는 이름은 DJ로서 가장 강력한 퍼스널리티였다”며 “시그널 뮤직과 로고송까지 이본의 목소리로 직접 채웠고, 본인의 의지가 굉장히 강했다”고 전했다.

사실 이본에게 라디오는 오랜 시간 ‘닫혀 있던 세계’였다. 라디오 복귀를 위한 계획도, 목표도 없었다. 그러나 그는 “‘라라랜드’를 만난 건 타이밍이 좋았다. 이제는 만나야 할 시간이 돼서 만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마치 운명 같다”고 표현했다.

보이는 라디오, 오픈 스튜디오, SNS 실시간 반응. 21년 전과는 전혀 다른 방송 환경 속에서 이본은 오히려 더 유연해졌다. 이본은 “저는 원래 빨간 불 들어오면 희열을 느끼는 스타일”이라며 “내추럴한 모습도 보여드릴 수 있어 오히려 기대된다”고 했다.

이본을 가장 먼저 다시 떠올린 건 제작진이었다. 윤성현 PD는 “지금 KBS 라디오에서 가장 ‘듣고 싶고 보고 싶은 아이콘’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단연 이본”이라며 “리스트업을 했을 때 0순위였다. 오히려 지금까지 청취자들과 만나지 못한 게 의문이었다”고 전했다.

이런 제작진의 확신은 이본이라는 이름이 여전히 유효한 이유이기도 하다. 과거 DJ로서의 전성기는 물론, 당시를 기억하는 청취자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윤 PD는 “오히려 그 시절 라디오 감수성을 간직한 3040, 4050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무려 21년 만의 복귀에 부담감은 없었을까. 이본은 “부담감 전혀 없었다. 전 진짜 심플한 사람이다. 진심을 다할 거고, 그럼 가족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어서 더 열심히 할 것”이라며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특정 연령층을 타겟으로 두고 있지도 않다. 그저 우연히 듣고 저를 ‘시원한 여자’라고 느낀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본은 “저는 말 많은 여자가 아니다. 그러나 방송을 진행하며 매일매일 저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그게 사랑을 주신 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이 아닐까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KBS 2라디오(106.1MHz)는 ‘이각경의 해피타임 4시’의 후속 라디오로, DJ 이본과 함께 나누는 좋은 음악과 재미있는 이야기로 오후의 나른함을 날려버릴 예정이다. 매일 오후 4시부터 6시 방송.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