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 트럼프 겨냥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

2025-03-04

미국 10% 추가관세 부과 발표하자

보복조치 이어 펜타닐 백서도 공개

“사악함 두려워 하지 않아” 논평도

중국 정부가 4일 펜타닐(마약성 진통제) 유입을 이유로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는 논평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을 담은 ‘펜타닐 백서’도 공개했다.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4일 미국의 중상모략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며 ‘중국의 펜타닐 물질 통제에 관한 백서’를 공개했다. 백서는 서문과 결론 외 총 7장으로 구성돼 있다. 중국의 펜타닐 원료 생산·유통·수출에 관한 관리 체계와 관련법, 해외 공조를 통한 펜타닐 물질 밀수 단속 성과 등이 담겼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백서 배포 사실을 공개하면서 “중국은 명백하게 인도주의와 미국인에 대한 우정을 바탕으로 미국이 펜타닐 문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강력한 조치를 했고 미국의 많은 각계 인사들이 중국 측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말했다.

린 대변인은 “반면 미국은 감정에 호소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중국을 비방하고 책임을 전가하며, 관세 인상을 통해 압력을 가하고 협박하고 있다”면서 “이는 은혜를 원수로 갚는 것(恩將仇報)”이라고 말했다.

린 대변인은 “중국 인민은 여태껏 사악함을 두려워하지 않고 귀신을 믿지 않는다(不怕邪不信鬼)”며 “미국이 관세 전쟁을 고집한다면 중국은 끝까지 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악함을 두려워하지 않고 귀신을 믿지 않는다’는 표현은 마오쩌둥의 ‘귀신을 믿지 않는다’는 말에 더해 덩샤오핑이 ‘사악함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구절을 더해 만들었다. 2022년 10월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 문건에도 ‘사악함을 두려워하지 않고, 귀신을 믿지 않고, 압제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형태로 등장했다.

덩샤오핑은 1989년 7월 특사로서 중국을 방문한 브렌트 스코크로프트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좌관을 만나기 전 회의에 동행한 이들에게 이 말을 했다고 전해진다. 중국이 톈안먼 항쟁 유혈진압으로 국제사회의 대대적 제재를 받으며 개혁·개방 정책이 좌초할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유혈진압을 지휘한 덩샤오핑은 스코크로프트를 상대로 “미국의 제재가 두렵지 않다”고 맞섰다고 알려졌다.

중국 입장이 공명정대하며 교활한 술수에 넘어가지 않는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린 대변인은 다만 “우리는 미국에 괴롭힘의 태도를 버리고 대화와 협력이라는 올바른 길로 돌아오라고 권고한다”며 마지막에는 미국 측에 대화를 촉구했다.

중국은 이날 미국의 ‘10+10%’ 관세 부과 조치에 맞대응해 미국산 농산물에 10~1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 기업 25곳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일부 미국산 콩과 원목에서 각각 맥각균·종자 코팅제와 해충이 발견됐다며 무기한 수입을 중단하겠다고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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