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생명과학 부문 실적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이 기업의 생명과학 실적 상승 속도가 가팔라진 때는 아베오 인수 시점과 궤를 같이 한다. 아베오가 2027년 매출 5000억 원을 달성하고, 수익성까지 끌어올릴 지 주목된다.
21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LG화학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기업 생명과학 부문의 2024년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8472억 원) 대비 12.9% 증가한 9567억 원으로 집계됐다.
당뇨치료제, 난임치료제, 백신 등 주요 제품의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매년 매출을 늘려온 LG화학 생명과학 부문은 아베오 인수 후 성장속도가 더 빨라졌다.
LG화학은 2022년 10월 국내 기업 최초로 FDA 승인 신약(신장암치료제 ‘포티브다’)을 보유한 미국 항암치료제 기업 아베오를 5억6600만 달러(약 8000억 원)에 인수했다.
아베오는 2022년 매출이 전년 대비 3배가량 증가한 약 1500억 원이며, 2023년 매출은 약 2000억 원이다. 인수 당시 미국 증권가에서는 2027년 아베오의 포티브다 매출을 약 5000억 원으로 예상했다.
LG화학 생명과학 부문은 아베오를 인수한 2022년 8493억 원의 매출을 달성, 전년(6903억 원) 대비 23.0% 증가했고, 2023년에는 32.8% 늘어난 1조1281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3분기 매출도 10%대 증가율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었다. LG화학 전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1.7%에서 2023년 2.0%, 2024년 1~3분기 2.6%로 상승 추세다.
다만, 외형 확대에 비해 아직까지 수익성은 부진한 상황이다. 연구개발(R&D)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생명과학 부문 영업이익은 2021년 670억 원에서 2022년 735억 원으로 늘었다가 2023년 285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주요 과제 임상3상 진척에 따른 R&D 비용 증가가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1~3분기에는 희귀비만치료제 라이선스 아웃 계약금 반영으로 전년 동기(225억 원) 대비 395% 증가한 1114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다만 1분기와 3분기는 임상 확대에 따른 R&D 비용 상승으로 적자를 냈다. 아베오 또한 2023년 181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는 등 아직까지 수익성 개선에 기여하는 단계는 아니다.
LG화학 관계자는 “아베오가 2024년 파이클라투주맙이라는 두경부암 치료 물질의 임상 3상을 본격 시작해 R&D 비용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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