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난 불씨, 경기로 번졌다"…수도권 전세대란 '경고등'

2025-11-24

정부의 10·15 부동산대책 이후 서울 전세시장의 불안이 경기도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전세 낀 매매’를 사실상 차단한 조치가 시행되자마자 서울 전세 수요가 외곽으로 밀려났고, 일부 경기 지역에선 전세 매물이 하루아침에 증발하는 ‘전세 난민’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24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경기도 전세 매물은 1만 9542건으로, 대책 발표 직전인 10월 15일(2만 836건) 대비 6.3% 감소했다. 안양시 동안구(-28.7%), 고양시 일산동구(-24.8%), 수원시 권선구(-24.3%), 용인시 수지구(-24.1%), 수원시 영통구(-21.5%) 등은 20% 넘게 줄며 매물 감소 현상이 두드러졌다.

전세 매물 감소는 곧바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서 11월 둘째 주 경기도 아파트 전셋값은 0.1% 올라 전주(0.09%)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이는 1년 1개월 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KB부동산이 집계한 경기도 전세수급지수도 지난 10월 154.6으로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입주 물량도 턱없이 부족하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경기도 아파트 입주 물량이 7만 4741가구로 전년(11만 3708가구) 대비 3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엔 6만 6013가구로 더 줄 전망이다. 공급 감소와 전세 수요 급증이 맞물리며 시장 압력이 커지는 구조다.

서울에서도 전세 시장은 빠듯하다.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이 확대된 지난달 20일 이후, 규제의 직격탄이 전세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집토스 조사에서 신규 토허구역으로 묶인 서울 21개 구의 전세가격은 규제 이후 평균 3.2% 상승했다. 같은 기간 매매가격 상승률(0.7%)의 4배가 넘는 수준이다. 경기도 신규 토허구역도 전세가격이 2.3% 올랐다.

전문가들은 서울 전세난이 경기로 번지고, 다시 경기 외곽으로 확산하는 ‘도미노 밀려남 현상’이 본격화했다고 진단한다. 서울에서 밀려난 수요가 경기권 전셋값을 끌어올리고, 기존 경기 거주자들은 더 먼 외곽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서울 고가 아파트 가격 억제를 위한 규제가 오히려 수도권 전세 시장을 자극하고 있다”며 “정책의 부작용이 세입자에게 집중되지 않도록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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