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브’ 미국판매 49% 늘어도…현대차, 일본차들 보면 ‘심란’

2025-12-03

현대차·기아가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HEV) 최다 판매 실적을 기록했지만, 마냥 웃지 못하고 있다. 일본 완성차 브랜드가 대대적인 HEV 판매 드라이브를 걸면서 내년부터 격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3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11월 현대차·기아 합산 HEV 미국 판매량은 3만6172대(현대차 2만377대+기아 1만5795대)로 지난해 11월 2만4296대보다 48.9% 증가했다. 월간 판매량 역대 최고치다. 현대차 팰리세이드(3405대)·엘란트라(국내 판매명 아반떼, 2208대)·싼타페(5664대), 기아 니로(5040대)·스포티지(6385대) 등 가성비 세단이나 실용적인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HEV 모델이 많이 팔렸다.

같은 기간 전기차 판매는 4618대로 지난해 11월보다 58.9% 줄었다. 지난 10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액 공제가 종료되면서 전기차 수요가 HEV로 옮겨온 측면이 강하다. 에릭 왓슨 기아 미국법인 부사장은 오토모티브뉴스에 “우리는 HEV 라인업을 확대해 전기차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전통적인 HEV 제조 강국인 일본 완성차 업계가 한 발짝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토요타는 내년부터 라브4의 내연기관 모델을 단종하고 H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만 판매할 예정이다. 라브4는 올해 1~9월 35만8134대가 판매돼 포드 F-시리즈, 쉐보레 실버라도에 이어 미국 판매 3위를 기록한 인기 차종이다. 토요타는 라브4 기본가격을 3만1900달러로 현대차 투싼HEV(3만2200달러)보다 낮게 책정했다.

토요타는 켄터키, 인디애나, 텍사스 등의 공장에서 라브4, 캠리, 시에나 등의 HEV모델을 생산하고 있어 관세(15%) 부담이 없다. 토요타는 미국 내 총 11개 생산공장(2024년 127만대 생산)을 보유 중인데, 9억1200만 달러를 투자해 HEV 라인을 현대화하기로 지난달 결정했다. 혼다·닛산·미쓰비시자동차도 미국에서 차량을 공동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관건은 내년이다. 현대차·기아의 경우 상당수 HEV 모델을 한국에서 생산해 관세(15%) 부담이 있다. 내년 준공되는 조지아주 신공장(HMGMA)에서 인기 HEV를 생산하는 게 해법이지만 국내 생산물량 이전이라서 노조와 협의해야 한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자문위원은 “현지 생산을 빠르게 늘리지 못하면 일본 완성차의 물량전에 밀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전략 모델 출시, 노조 설득을 통한 빠른 물량 이전 등을 추진해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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