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의 '확신'… "통합 항공사 자신있어, 코로나도 견뎠다"

2025-03-11

대한항공, 통합항공사 신규 CI 런칭 행사

"기쁘고, 책임감 느낀다"… 활짝 웃은 조원태

기내식부터 로고, 색상까지 '직접' 총대 멨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1초도 망설이지 않았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과의 '성공적 통합'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조직 안정, 마일리지, 서비스 독과점, 가격 인상 등 모든 우려 요소를 불식시키고, '사랑받는 항공사'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조 회장은 11일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신규 CI 런칭 행사에서 "일단 (합병 작업이) 마무리가 되니까 너무 기분이 좋다. 물론 마지막에 승인이 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기분이 좋다기보다는 책임감 때문에 마음이 더 무거웠다"며 "더 큰 책임을 지게됐고,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자리에 있다보니, 좋은 마음보다는 부담이 더 컸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친 조 회장은 소회를 묻는 질문에 한결 가벼워진 얼굴이었다. 조 회장이 합병 이후 공식 석상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어 그는 "아시아나를 합병하라는 제안을 받았을때, 1초도 안 망설이고 바로 하겠다고 했었다. 4년이란 긴 시간이 걸렸고,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기는 했다"며 "두달동안 일을 진행시켜보면서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주고, 긍정적인 마음 갖고 해주는 것을 보고 앞으로도 잘 해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한항공은 1984년 '태극마크' 이후 41년 만에 변경한 로고를 최초 공개하고, 퍼스트 클래스 기내식 신메뉴 및 기내 서비스도 함께 선보였다. 로고는 서체와 공식 마크가 모두 변화됐고, 기내식 역시 파인다이닝을 하늘에서 즐기는 방식을 고안하는 등 고급화했다.

조 회장은 실제 이번 신규 CI부터 기체에 적용될 색상, 기내식까지 모두 직접 챙겼다. 글로벌 항공 산업 트렌드에 맞춰 '항공사(AIR)'를 과감히 포기하고 '한국(KOREAN)'을 강조했고, 기내식 역시 김세경 셰프와 함께 상공에서 직접 테스트해보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4년의 시간이 걸렸던 합병을 완수한 이후 막중한 책임감이 잘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는 "CI를 바꾸게 된 것은 전 세계적인 트렌드"라며 "미니멀리즘하고, 현대화시키기 위해서 해외 디자이너들을 활용해서 첫 시안 받았는데, 태극 무늬를 뺀 시안을 가져와서 안된다고 돌려보냈고, 그렇게 다시 만드느라 3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퍼스트 클래스 기내식을 개발한 김세경 셰프는 "기내식을 모두 개발한 이후에도 많은 수정을 거쳐가면서 완성했다. 실제 회장님, 주요 경영진들과 직접 하늘 위에서도 먹어봤다"며 "파인다이닝의 경험을 하늘에서도 만족스럽게 즐길 수 있도록 고안했다. 하늘 위에선 감각이 둔해지고, 맛에 차이가 있다는 점도 세세하게 고민했고, 와인과의 페어링도 고려했다"고 했다.

아시아나항공 구조조정, 서비스 및 가격 독점, 마일리지 통합 등 통합항공사에 따라붙는 우려요소에 대해서는 '절대 그럴 일은 없다'며 일축했다.

조 회장은 "아시아나는 처우나 그런것이 댄공과 현재는 차이가 있다. 그것을 2년간 완전 통합되기 전에 서서히 맞추는 것이 목표"라며 "합리적인 선에서 직원들을 이해하고, 한 쪽을 더 우대하거나 이런 일은 전혀 없을 것이다. 모두가 한 가족이라 생각하고 공평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이어 "인천공항에 현재 취항한 외항사가 50여개 정도 되고, 저희가 한 도시에 취항하면 그곳에서도 인천공항 등 국내 공항에 취항할 수 있는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취항을 하게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국내에서 유일하다 하더라도, 독과점이라는 것은 솔직히 이해가 안 간다"며 "(기내식, 서비스 등) 서비스 질 향상을 계속 하기 위해서 굉장히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비스 독과점 우려관련 해서는) 약속드릴 수 있다. 절대 그럴 일은 없다"고 했다.

마일리지와 관련해선 "가장 어려운 질문인 것 같다. 스카이패스와 아시아나클럽을 통합한다는 게 굉장히 민감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모든 고객들께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합리적으로 통합하는 것이 목표다. 많은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인해 LCC(저비용항공사) 업계의 합종연횡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합병되는 '통합 LCC'의 경우 '단거리 경쟁력'에 치중하겠다고 했다. 인수 과정에서 티웨이항공, 에어프레미아 등에 장거리 노선을 넘겨줬지만, LCC만큼은 영역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공고히 한 셈이다.

조 회장은 "LCC는 주로 단거리 노선에 집중을 할 계획이다. 특히 관광수요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취항을 계속 이어나가게 될 것"이라며 "가장 경쟁력 있는 기종을 선택해 진에어에 배치할 생각이다. 다양한 LCC들이 국내에 있는데, 저희는 다른 항공사와 달리 단거리 위주로 앞으로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인한 경영환경 변화, 환율 변동 등 다양한 변수에는 '얼마든지 잘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이어지고 있지만, 코로나19 위기를 화물 수요로 극복해낸 경험을 살려 이겨내겠다는 의지다.

그는 "최근 경제상황을 보면 바로 내일이 어떻게 될지 가늠이 안될 정도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저희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건 환율인데, 오늘도 점심을 먹으면서 걱정을 많이 했다"면서도 "그렇지만 지금의 상황은 코로나 초기와 비교하면 너무 쉬운 상황이다. 더한 위기도 슬기롭게 극복했고, 얼마든지 해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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