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들려온 크고 작은 소식들로 올해는 디지털 금융 업계에 밝은 소식이 몇 차례 들려올 것을 기대해 봅니다. 지난해에는 금융권에서 오랫동안 당국에 요구해왔던 몇 가지 사안이 수용됐는데요. 올해는 이러한 요구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먼저, 네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이 선정될 전망입니다. 금융 당국은 지난해 공개한 심사기준에 따라, 네번째 인터넷은행 인가 신청을 받아 이를 심사할 계획입니다. 네번째 인터넷은행의 심사 기준은 기존 인터넷은행 대비 중저신용자를 얼마나 더 포용하고, 안정적으로 자금조달을 할 수 있는지 입니다. 그런 만큼 출사표를 던진 6곳은 자영업자, 개인사업자, 중소기업 등 중저신용자 특화 은행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금융권의 생성형AI 활용이 현실화됩니다. 그동안 망분리 규제를 받아 생성형AI를 이용할 수 없었던 금융권이 대고객 서비스에 생성형AI를 접목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거짓 정보를 제공하는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을 없애는 것이 관건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의 기관투자 연계 소식입니다. 금융규제샌드박스 시행으로 다섯 곳의 온투업체가 개인신용대출 상품에 한해 기관투자를 받을 수 있게 됐는데요. 지난 2021년 제도권 안착 이후, 약 4년만에 온투업의 첫 기관투자 소식을 접할 예정입니다.
제4인터넷은행 선정
올해 네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터넷은행)의 선정 소식이 들려올 전망입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1월 네번째 인터넷은행의 인가를 위한 심사기준을 공개했습니다. 금융위가 공개한 주요 심사기준은 △자금조달의 안정성 △사업계획의 혁신성 △사업계획의 포용성 △실현 가능성입니다. 하나씩 뜯어보면, ‘자금조달의 안정성’의 경우 대주주의 자금공급 능력, 주요 주주가 제출한 납입확약서 등을 토대로 인터넷은행의 자금조달 방안이 현실적인지 봅니다. 그러니까, 문제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두번째, ‘사업계획의 혁신성’은 신용평가모형을 보는데, 이는 기존 금융권에서 포용하지 못하는 중저신용자를 얼마나 잘 판별하고 평가하는지가 골자입니다. 결국 기존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에서 포용하지 못했던 중저신용자를 얼마나 포용하고,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은행을 운영할 수 있을지가 심사의 핵심 기준으로 보입니다.
금융위는 올 3월 25일부터 26일까지 이틀간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받습니다. 현재 더존뱅크(더존비즈온, 신한은행 등), 유뱅크(렌딧, 현대해상 등), 한국소호은행(한국신용데이터, 우리은행 등), 소소뱅크(소상공인연합회 등), AMZ뱅크(한국생명농업경영체연합회 등), 포도뱅크(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 등)가 네번째 인터넷은행 선정에 출사표를 던진 상황인데요.
여섯 곳의 컨소시엄이 지향하는 인터넷은행의 출범 목표와 정체성은 비슷합니다. 기존 인터넷은행 대비 소상공인, 자영업자, 중소기업, 프리랜서 등, 중저신용자 중에서도 저신용자에 더 초점을 맞췄습니다. 업계에선 예비인가 결과가 이르면 접수 후 3~4개월 이후에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 안으로 네번째 인터넷은행의 주인공이 누구일지 알게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금융사의 생성형AI 활용
드디어 금융사도 생성형AI를 활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동안 금융권에서 생성형AI를 이용하지 못했냐고 물으신다면 ‘그렇습니다’에 가깝습니다. 은행, 핀테크사는 관련 법에 따라 사이버 공격에 취약한 인터넷망을 업무망과 분리하는 망분리를 해야 합니다. 반면, 생성형AI는 인터넷 연결이 필수적인 만큼 금융권에서는 내부망에서 이를 활용하기 어려웠죠. 당국도 생성형AI의 바람을 무시하기 어려웠는지, 지난해 혁신금융서비스(금융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인터넷망 연결이 필요한 생성형AI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금융 망분리 규제를 완화해주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생성형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은행, 핀테크사, 카드사, 증권사, 저축은행 등에 혁신금융서비스를 지정해줬습니다. 신한은행,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부터 인터넷은행(카카오뱅크), 증권사(NH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보험사(교보생명, 한화생명, KB라이프생명보험, 한화생명보험), 카드사(KB국민카드, 신한카드), 저축은행(KB저축은행), 핀테크(네이버파이낸셜) 등이 생성형AI를 활용할 수 있게 됐는데요.
통과된 곳을 보면 대부분 생성형AI 기반의 상담, 정보제공 서비스에 초점을 맞췄는데요. 한 곳씩 살펴보실까요. 신한은행은 생성형AI 기반의 AI은행원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또 각종 뉴스 요약, 과거 수익률 정보, 시장흐름 정보 등 생성형AI 투자와 금융지식 질의응답 서비스를 할 계획입니다. NH농협은행은 생성형AI를 활용해 외국인 고객을 위한 AI은행원, 고령층을 위한 상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교보생명은 설계사에게 고객의 보장분석 보고서에 기반한 맞춤형 설명 스크립트를 제공하는 ‘보장분석 AI 서포터’, KB국민카드는 고객 상황에 맞는 카드상품 비교, 발급 등 대화형 금융서비스에 생성형AI를 접목할 예정입니다.
올해 가장 처음으로 생성형AI 서비스를 내놓을 곳은 어디일까요. 금융에 접목된 생성형AI 서비스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한데요. 관건은 생성형AI의 부작용인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을 없애는 것입니다. 만약 대고객 서비스에서 환각 현상이 일어날 경우 잘못된 정보를 전달할 수 있어 자칫하면 금융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죠. 이에 금융권에선 거대언어모델(LLM)을 검증하거나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을 점복하고 있습니다. 금융권에서 환각 현상을 없애고 생성형AI를 선보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온투업, 개인신용대출 기관투자
개인간개인(P2P) 금융으로 불리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이하 온투업)에 단비 같은 소식이 올해 전해질 것 같습니다. 온투업은 지난 2021년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온투업법)’ 시행으로 허가제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니까, 당국에서 정한 요건에 충족한 사업자만이 온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됐는데요. 당시 온투업계는 업권이 제도권에 안착했다는 점에서 법 시행을 반겼지요.
그러나 기쁨은 잠깐이었습니다. 온투업법의 핵심인 기관투자가 가이드라인의 부재로 지금까지 이뤄지지 못했는데요. 온투업은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으로 대출이 실행되고 이를 통해 투자자들이 수익을 얻는 구조인데요. 온투업의 규모가 커지려면 큰 손인 기관투자가 투입되어야 하는데, 자세한 내용이 규정되어 있지 않아 그동안 시행되지 못했었죠. 이에 온투업권에서 당국에 가이드라인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으나 오랜 기간 관련 움직임이 없었고,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29곳의 저축은행이 온투업체의 개인신용대출 연계투자를 할 수 있도록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했습니다.
온투업체는 어니스트에이아이(AI), 에잇(8)퍼센트,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PFCT, 구 피플펀드), 모우다, 머니무브로 다섯 곳입니다. 저축은행 스물아홉 곳은 온투업자가 모집하고 심사한 개인신용대출 차주에게 연계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현재 관련해 온투업체 다섯 곳과 저축은행 스물아홉 곳의 전산망을 연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데요, 이르면 올 1분기 안으로 연동이 완료될 것 같습니다.
연계투자가 이뤄지는 방식은 이렇습니다. 모우다에서 개인신용대출상품을 공고하면, 저축은행 전산망에 해당 상품이 공고되어 관심이 있는 저축은행에서 연계투자를 하는 방식입니다. 이로써 새로운 자금 조달원, 이른바 ‘큰 손’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현재 온투업체 5곳은 관련 상품을 개발하는데 분주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올 상반기 중으로, 어떤 반가운 소식이 들릴지 기대해 봅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