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제사→입원… SM그룹 회장, 국감 피해 도피 의혹

지역 방송국을 건설 사업에 동원했다는 의혹을 받는 SM그룹 우오현 회장이 국정감사 불출석으로 고발당한 가운데, 그가 거짓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자택에서 잠적 중이라는 주장이 국회에서 나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25일 전체회의를 열어 우 회장을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불출석과 모욕죄 등으로 고발하는 안을 의결했다. 우 회장은 방송법 위반 의혹 등으로 지난 7일과 24일 출석 요구를 받았지만 국감장에 나오지 않았고, 동행명령에도 응하지 않았다. 과방위는 우 회장이 지난 24일 상중(喪中)이었다는 점을 고려해 7일 불출석 및 동행명령 회피에 대해서만 고발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정헌 의원은 이날 “본 위원실에서 확인한 결과, SM그룹 우오현 회장은 현재 광주 자택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내부자 제보에 따르면, 우 회장은 오랫동안 아파서 요양원(혹은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던 누이와 수년간 왕래가 없었던 사이였음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우 회장은 지난 21일 국회에 ‘건강상 이유’로 국감에 참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국회에 제출된 불출석 사유서에는 “심장질환으로 몇 차례 시술을 진행했고, 현재 병원에 입원 중”이라며 “그룹 총수의 건강 상황은 기업경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부득이 공개할 수 없었다”고 적혀있다. 우 회장 측은 21일 오후 1시 ‘부모님 제사와 누님의 임종이 가까워서 퇴원했다’고 했지만 21일 오후 4시에는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어 24일 동행명령장이 발부되자 21일 오후 7시에 당한 형제상을 근거로 다시 불출석 사유를 전했다.

이에 이 의원은 “제보에 따르면 우 회장과 (누이는) 철천지원수로 얼굴도 안 보고 지낸 사이였다”며 “25일 오후 3시에 제출된 불출석 사유서에는 또 우 회장이 ‘현재 병원에 입원 중에 있다’고 적혀있다. 우 회장은 분신술을 쓰듯 삼우제에 참석해 있으면서도, 병원에 입원하고 있으며, 제보에 따르면 광주 본인 자택에 숨어 있다”고 말했다.

한편 ubc울산방송의 최대 주주인 우 회장은 방송법 위반 의혹, 방송국 자산 유용 의혹 등으로 과방위 첫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울산방송은 연고 없는 서울 수유리 부동산 매입에 150억원가량을 투입했고, SM그룹 계열사에 155억원을 대여했다. 그러면서 270억원의 방송국 유보금이 바닥나 심각한 경영 위기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안경준 기자 eyewher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