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가와 HUG 보증과의 관계
“미분양도 많다는데, 분양가는 왜 내려가지 않지?” 아파트 분양시장이 열리기 시작하면서 자주 듣는 질문이다. 분양가격에 대한 불만은 투자자들보다 실수요자들이 많이 한다. 비싸게 느껴지는 분양가는 상대적으로 많은 경험치가 있는 투자자들에게는 오히려 기회로 여겨지는 데 반해 실수요자들에게는 높은 벽으로 여겨진다. ‘팔리지 않으면 가격이 내려가겠지’라고 막연한 기대를 하기도 하는데 아파트 공급가격(분양가)이 결정되는 과정을 이해하면 생각이 달라진다. 이번 글에서는 아파트 분양가 산정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핵심 과정, HUG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역할, 그리고 앞으로의 분양가 전망을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분양가, 단순한 시장가격이 아니다
아파트 분양가는 단순한 시장가격이 아니라 철저한 원가 검증을 거쳐 책정된다. 주택 시장의 수요와 공급 법칙보다는 토지 매입비, 건축비, 운영비 등 실제 원가가 반영된다. 이러한 원가를 기준으로 분양 사업자는 가격을 책정하지만, 이 가격이 임의로 설정되는 것은 아니다. 아파트 분양을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HUG의 분양보증을 받아야 한다. HUG는 분양보증을 제공하기 전 원가와 사업성, 분양 가능성을 검토하게 되는데, 이러한 과정을 통해 분양가는 실제 원가를 기반으로 책정되고, 공급자 입장에서는 높지도 낮지도 않은 적정가격이 형성된다. 즉 시장가격이 아닌 원가 중심의 가격이 분양가로 결정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HUG 보증, 안정적인 분양 사업을 위한 필수 절차
HUG는 분양가 검증을 통해 무리한 가격 책정을 막고,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분양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보증한다. HUG가 보증을 서지 않으면 금융기관은 해당 사업에 대출(PF)을 제공하지 않으며, 이는 사업 진행에 큰 차질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분양가와 사업성은 HUG의 엄격한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만약 시장 상황을 고려해서 공급자가 원가 이하의 분양가를 책정할 경우에도 HUG는 보증을 거절한다. 사업자가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분양할 경우 사업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분양가는 공장도 가격과 같은 성격을 띠며, 단순한 시장 변동보다는 원가 구조에 기반한 가격이다.
HUG의 분양보증뿐만 아니라 시공사의 책임준공 보증도 중요한 요소다. 이는 시공사가 아파트를 끝까지 완공할 책임을 지며, 건설이 중단되지 않고 안전하게 완공될 것을 보장한다. 만약 시공사가 도중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책임을 지고 완공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이러한 보증 장치는 소비자에게 분양의 안정성을 제공한다.
향후 분양가 상승, 불가피한 흐름
향후 아파트 분양가는 지금보다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그 이유는 주로 원가 상승에서 비롯된다. 최근 건축 자재비와 인건비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토지 가격 역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비용 상승은 분양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지속적인 규제와 환경적 요건도 분양가 인상 요인으로 작용한다. 친환경 건축 기준을 충족하거나 추가적인 안전 규정을 준수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 역시 원가에 반영되며, 이는 곧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HUG의 보증 절차를 통해 가격이 억제되는 측면이 있더라도, 결국 원가 상승에 따라 분양가가 인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도 고질적인 인플레이션, 주택 공급 부족 등의 외부 요인에 의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원가 기반 분양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한다
공장도 가격보다 시장가격이 더 낮게 형성되는 경우가 있다. 시장에서는 팔리지 않으면 할인해서라도 재고를 처분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수요공급 법칙이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오래 가지 않는다. 시장에서 원가 이하로 팔린다면 공장에서 더 이상 생산하지 않게 된다. 아파트 분양가는 원가의 개념이기 때문에 그 가격에 팔리지 않는다면 공급 자체가 되지 않는다. 공급의 부족은 가격을 올리게 되고 그러면 분양시장은 다시 열린다. 그러면서 분양가는 항상 신고가를 기록하게 된다. 이것이 아파트 분양시장의 특성이다.
강귀만 공인중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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