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지식재산기구(WIPO)는 '2025년 헤이그 연례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국제 디자인 출원이 6.8% 증가했다고 밝혔다. 산업디자인의 국제 출원 및 등록 현황을 발표했다.
보고서는 전 세계 산업디자인의 국제 보호를 위한 헤이그 시스템 활용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헤이그 시스템은 WIPO에 하나의 국제출원서를 제출해여러 체약당사자 영역에서 디자인을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다. 2024년 기준 총 82개국이 가입해 있 다.
2024년 한 해 동안 WIPO를 통해 접수된 산업디자인 국제 출원 건수는 총 2만 7161건으로, 전년 대비 6.8% 증가했다. 이 가운데 한국은 총 1448건을 출원하며 전체 국가 중 7위를 기록했고, 이는 전년 대비 16.8% 증가한 수치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4,870건(전년 대비 +29.6%)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독일(4,218건), 미국(3,031건)이 그 뒤를 이었다.
기업별로는 LG전자가 459건의 디자인을 출원해 글로벌 3위에 올랐다. LG전자는 미국의 프록터앤갬블(641건), 독일의 포르쉐(506건)에 이어 세계 3위 출원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으며,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도 각각 상위권에 포함됐다.
한국 산업디자인의 국제 경쟁력은 이처럼 선도 기업들의 전략적인 국제 보호 활동을 통해 점차 강화되고 있으며, 특히 LG전자가 선도적으로 활약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유럽이 전체 출원의 86.4%를 차지하며 여전히 중심적인 위치를 유지하고 있으나, 아시아의 비중은 31.3%에 달하며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이는 2014년 5.4%에 불과했던 아시아 지역의 비중이 10년 만에 약 26%p 상승한 결과로, 한국(2014), 일본(2015), 중국(2022)의 헤이그 시스템 가입과 그 이후의 적극적인 활용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태수 특허법인 고려 파트너변리사는 “헤이그 시스템은 1925년 출범 초기 유럽의 일부 국가인 독일, 네덜란드, 스페인, 스위스, 프랑스 등만 가입해 2004년까지 디자인 국제 출원의 99%를 유럽 국가가 차지하였지만 이후 2014~2015년에 한국, 일본, 미국이 헤이그 시스템에 연달아 가입했고, 중국까지 자국의 특허법을 개정하여 2022년에 가입함으로써 국제 조약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김태수 변리사는 “한국, 일본, 미국이 헤이그 시스템에 가입하면서 최근 10년간 전체 디자인 국제 출원 비중이 증가했고, 이로 인해 유럽 국가의 디자인 국제 출원이 86% 수준까지 떨어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