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관저정치’ 시즌2 재개하나... 당분간 ‘조용한 여론전’ 펼칠 것 관측 우세

2025-03-09

尹, 석방 이틀째 정치인과 통화

옥중면회 당시보다 메시지 자제

헌재 결정 추이 지켜보며 고민중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 이후 정치인들과 소통을 재개하며 ‘옥중정치’에 이은 ‘관저정치’ 시즌2를 예고했다. 윤 대통령은 당분간 공개 활동 대신 물밑 접촉과 메시지 등을 통한 ‘조용한 여론전’에 치중하며 헌법재판소 선고에 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9일 언론 인터뷰에서 전날 밤 윤 대통령과 통화를 했다며 “윤 대통령은 당 지도부가 그동안 고생이 많았다. 건강은 괜찮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서로 안부만 주고 받았다”며 “특별히 정치적이나 정무적 사안에 대해서 대화한 바가 없다”고 했다. 나경원 의원도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윤 대통령과 통화를 했다는 사실은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이 구속된 뒤 서울구치소에 면회를 온 정치인들을 통해 메시지를 공개하던 옥중정치를 관저로 복귀한 뒤 이어가는 여론전으로도 해석된다. 당시 다양한 메시지를 발신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주로 통화 사실 자체만 공개하면서 메시지를 관리하는 인상이다.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로 52일만에 돌아온 윤 대통령은 반려견들을 아아주며 반갑게 인사한 뒤 김건희 여사,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강의구 제1부속실장,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 등 참모들과 김치찌개로 저녁을 함께 했다.

한 참석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직원들에게 “국가와 국민을 위해 앞으로도 대통령실이 흔들림 없이 국정의 중심을 잘 잡아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자신의 구치소 생활에 대해선 “건강은 이상없다”며 “잠을 많이 자니 더 건강해졌다”며 농담을 하는 여유도 보였다.

특히 윤 대통령은 “구치소는 대통령이 가도 배울게 많은 곳이다. 성격을 열심히 읽었다”며 “과거 수감됐던 지인들을 하나둘씩 떠올리며 그들은 어떻게 지냈을까 생각해보기도 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 “교도관들이 어려운 여건에서 고생하는 걸 봤다”고 했다.

대통령실이 만찬 참석자로 대통령경호처 김 차장을 특별히 언급한 것을 두고 지난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경호처가 체포영장을 집행하려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을 물리적으로 제지하지 않은 것을 비판하고 ‘충성파’인 김 처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메시지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당분간 관저에 머물며 사태의 추이를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석방길에 경호 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을 직접 만난 것처럼 탄핵반대 집회 등에 참석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헌재의 선고를 앞두고 있어서 예방오는 분들을 종종 만날 수 있겠지만 외부 활동은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며 “겸허하고 담담하게 헌재의 선고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날 대통령실은 정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 회의를 개최했다. 윤 대통령의 석방에 관해선 공식적으로 논의되진 않았지만 윤 대통령이 직원들에게 당부한 ‘흔들림 없이 국정의 중심을 잘 잡아달라’는 메시지 등은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과거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처럼 탄핵 심판 기간에도 업무보고를 받으며 탄핵 기각시 업무복귀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 공식화 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병욱·백준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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