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를 앞두고 참사 희생자 유가족의 글이 책으로 나왔다.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신애진씨의 아버지 신정섭씨(55)는 참사 이후 쓴 일기를 모은 수필집 <특별한 날은 특별히 아프다>를 지난 19일 출간했다. 10월19일은 애진씨의 생일이다.
신씨는 참사 직후부터 1년간 쓴 일기 중에서 골라 다듬은 글들을 모아 책으로 엮었다. 삽화는 애진씨의 어머니 김남희(51)씨가 그렸다.
신씨는 책에서 “그때 그 마음에는 이름도 없었다. 나도 모르는, 접해보지 못한, 감당도 되지 않아 뭐라 표현할 수도, 아니 느낄 수도 없는 감정이었다. 감정도 제가 감당할 수 있는 모습으로만 나타날 수 있다는 걸 애진이를 보내고 알았다”고 밝혔다.
신씨는 참사 이후 아픔에 함께 공감하고 연대해 준 이들이 고통을 견디고 살아온 힘이었다며, 지금껏 받은 공감을 책을 통해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신씨는 책에서 “감기를 치료하는 약은 없어도 감기약이 감기에서 낫는 데 도움이 되듯이, 공감이 고통을 치료할 순 없어도 고통을 견디는 데 도움이 된다는 걸 그날 알았다”고 했다.
책에서 신씨는 “다른 이의 슬픔에 손을 내밀 때, 고통은 견딜 수 있을 만큼 줄어든다. 꺼낸 슬픔은 다른 슬픔과 만나 더 큰 슬픔이 된다. 희한하게도 슬픔은 커지는데 고통은 줄어든다. 나만의 슬픔이 아니라 우리의 슬픔이 되기 때문이다”라고도 말했다. ‘딸바보 아빠’의 이야기로 참사가 슬픔 대신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를 향한 다짐으로 기억되는 것이 신씨의 바람이다.
책의 추천사는 조해진 작가와 가수 하림, 이탄희 변호사 등이 썼다. 조 작가는 추천사에서 “그의 아름다운 웃음을, 야무졌던 일상을, 가족과 친구를 향한 속 깊은 배려를, 이 책의 독자들도 나처럼 알아주면 좋겠다“며 “우리가 세대에 걸쳐 간직해야 할 인간적인 자세는 기억하고 함께 울어주는 것, 바로 그것임을 되새겨주기를”이라고 했다.
신씨는 27일 경향신문과 통화하면서 “(참사 이후) 시청, 녹사평 분향소에 찾아주셨던, 처음 보는 시민들이 손을 잡고 함께 울어주신 게 큰 위로였다”며 “저희가 받은 공감을 다른 사회적 참사 피해자들에게 나누고, 함께 손잡고 연대하고 싶다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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