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사회 발전과 도약을 염원하며 LA한인회관 건설에도 앞장섰던 김시면(사진) 전 한인동포재단 이사장이 23일 별세했다. 89세.
경북 안동 출신으로 성균관대와 USC 대학원을 졸업한 김 전 이사장은 60년에 도미해 가발 사업으로 크게 성공했다. 이후 그는 남가주한인재단 이사장, 남가주 한인회장, 한미정치연구소 이사장, 한미포럼 회장 등으로 봉사했다.
김 전 이사장은 1971년 김포공항에 5만 달러를 쾌척해 ‘조국에 드리는 탑’을 세워 주목 받았다. 탑에는 ‘이 땅을 떠나고 돌아오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 탑을 기억하고 애국심을 다졌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지하철 공사로 2001년 철거된 탑은 10억원을 들여 2007년 김 전 이사장의 딸 영란(도리스) 씨가 디자인한 탑으로 다시 세워졌다.
그는 2018년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복수 국적을 나이 제한없이 신청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입양아와 국제결혼한 자녀, 유학생들을 재외동포 보호 육성 대상에 포함하는 것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최근까지도 한미박물관 문제의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으며, 2~3세들을 잘 포용하는 것이 한인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가족 사랑이 애틋했던 김 전 이사장은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 김옥자(2019년 작고) 씨와의 이야기를 담은 책 ‘꿈길’을 2020년 펴내기도 했다. 장례는 가까운 가족만 모여 조용히 치를 예정이다. 유족으로는 딸 미란(세디나), 영란, 효란(데비)이 있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