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신통일한국의 비전
3회 - 글로벌 연대·협력 구축
대서양 문명권 패권다툼에만 몰두 속
아·태 문명권 전환 필요성 점점 커져
4월 10일 개막 ‘월드서밋’ 어젠다로
세계 평화체제 구축·갈등 해소 논의
韓 총재 제안 아시아·태평양 유니언
인류 발전 위한 실천 방안 제시 계획
국내외 입법부 수장 모임 ISC도 출범
글로벌 협력 촉진·한반도 평화 앞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기 정부 출범 이후 국제 정세는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중국에 대한 기술·경제·안보 견제를 본격화하면서 미·중 간 갈등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트럼피즘’으로 불리는 미국 우선주의 노선은 공화, 민주 정당과 무관하게 주류 노선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고,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끄는 중국도 2050년까지 세계적 지도국이 되겠다는 목표를 추구하고 있는 만큼 미·중 신냉전 구도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3년 전 시작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유럽을 ‘열전의 현장’으로 만들었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유럽 각국은 국방 예산을 늘리고 자강 전략을 세우는 등 방위 체제 강화에 나섰다. 미·중 신냉전 흐름 속에 바야흐로 각자도생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특히 동북아는 여전히 ‘세계의 화약고’로 불린다. 핵능력을 나날이 키워가는 북한이 호전적인 군사 태세를 갖추고 있고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시나리오다. 수많은 종교와 민족이 공존하는 아시아에서 내부 분열 양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갈등과 충돌을 피하기 위해 항구적 평화 체제를 추구하는 글로벌 연대·협력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충돌과 갈등의 문명사적 전환을 이끌기 위한 ‘아시아·태평양 유니언’ 창설 제안이 나온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그동안 헤게모니를 쥔 대서양 문명권의 수명이 다해가면서 아시아·태평양 시대로의 전환이 무엇보다 필요해졌으며, 이곳에서의 평화 구상 실현이 아·태 지역을 넘어 세계 평화를 이루는 데 주축이 된다는 구상이다.

◆아시아·태평양 유니언 이니셔티브
아시아·태평양 유니언은 세계 평화를 위한 새로운 협력체로 국가 간 갈등을 해소하고 평화를 촉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유니언은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 제안으로 시작됐다. 한 총재는 2019년 10월 일본 나고야 아이치스카이엑스포(아이치국제회의전시장)에서 열린 효정문화축복페스티벌 기조연설을 통해 “아시아 모든 나라는 물론 아프리카 대륙의 모든 나라가 하나 되는 자리”라며 “아시아·태평양 유니언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한 총재는 “100년 전 인도의 시성 타고르가 한국을 향해 ‘코리아, 그 등불 켜지는 날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고 했다”며 “그 등불은 진리의 말씀이다. 하늘부모님의 말씀, 참부모님 말씀이다. 이 말씀을 가지고 아시아 대륙이 나와 하나되고 세계를 밝히는 등불의 사명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후 열린 월드 서밋에서 아시아·태평양 유니언의 창립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월드 서밋 2020에 참석한 세계 171개국 7000여명은 결의문을 통해 “기후변화와 기아, 범죄, 부패, 가정 파괴 등 세계 문제를 비롯해 영양과 의료, 평등, 교육 결핍에 대한 해결책 모색을 위해 협력할 것”을 다짐했고, “인류 발전 및 평화 촉진을 위한 아시아·태평양 유니언 창립추진위원회를 결성할 것”을 공개 선언했다. 월드 서밋 2022에서는 신통일한국과 항구적 평화세계 실현을 위한 ‘세계평화헌장’(Universal Peace Charter·UPC)도 발의됐다. 세계평화헌장은 세계 평화, 화해 및 지속 가능한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45개국 65개 정당 등이 동참하고 있다.
유엔 경제사회이사회의 ‘포괄적 협의 지위’를 가진 글로벌 비정부기구(NGO)인 세계평화연합(UPF) 양창식 세계의장은 지난해 5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연설을 통해 “한반도는 슈퍼강대국들 사이에 아직도 분단의 최전선 상태로 남아있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분열돼 있다”면서 “UPF 공동창설자인 한 총재님은 유엔, 유럽연합, 아프리카 연합과의 연대 성과를 언급하며 아세안, 태평양 섬나라 포럼, 남아시아 지역협력연합과 같은 다자 기구들을 기반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국가들 간의 협력 연합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평화연대 상징, 월드 서밋 2025
아시아·태평양 유니언은 내달 열리는 ‘월드 서밋 2025’에서 본격적인 출범을 알릴 계획이다.
UPF 주최로 열리는 월드 서밋은 평화 세계 실현을 목표로 정치, 경제, 종교, 사회, 문화, 언론, 학술,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전 세계 지도자와 전문가가 모여 한반도 남북 갈등과 국제적인 대립·분쟁을 해소하고 공생·공영·공의의 가치에 기반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만든 글로벌 플랫폼이다. 월드 서밋은 2006년 처음으로 개최됐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호세 마누엘 바로소 전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훈 센 전 캄보디아 총리, 마키 살 전 세네갈 대통령, 브리기 라피니 전 니제르 총리,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 뉴트 깅리치 전 미국 하원의장 등 수많은 정상급 지도자가 연사로 참여해 평화 비전을 공유했다.
‘새로운 세계 질서를 향한 우리의 도전 :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위해’를 대주제로 설정한 월드 서밋 2025는 4월 10일부터 13일까지 3박4일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와 경기도 가평에서 진행된다. 이번 행사에서는 유엔 창설 80주년과 한반도 해방과 분단으로 이어진 80년 역사를 되돌아볼 계획이다.


이번 월드 서밋 2025에서 관심을 끄는 행사는 아시아·태평양 유니언과 민주주의 국가 입법기관 최고 수장 모임인 ‘국제국회의장회의’(Inter-Parliamentary Speakers’ Conference·ISC)의 출범이다. 행사 기간 아시아·태평양 유니언은 보편적 평화헌정과 2025 평화선언을 발표함과 동시에 평화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공개하면서 의미 있는 첫 행보를 시작한다.
법치주의 국가에서 입법기관 최고 수장들이 모인 ISC는 새로운 세계 질서와 평화·번영의 시대, 또 국가와 종교를 넘어 연대와 협력을 모색하기 위한 콘퍼런스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4월11일 국내외 최고 입법 지도자들이 모인 가운데 창립 총회를 갖게 될 ISC는 전통적인 외교적 경계를 넘어 ‘평화롭고 조화롭고 번영하는 세계 창조’ 비전에 따라 의미 있는 대화와 협력을 촉진하는 국제 협력의 창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ISC 사명은 의회 외교를 통해 상호의존성과 상호번영, 보편적으로 공유된 가치 원칙을 발전시키는 데 있다. ISC는 국가 공통 도전에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촉진해 미래 세대에 평화가 이어질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협력을 모색하는 데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특히 한반도 분단 80년을 맞는 2025년 한국에서 창설되는 의미를 담아 한반도에서의 평화와 안정에도 ISC가 기여할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국회의장회의준비위원회 관계자는 “ISC는 다자간 의회 대화를 통해 궁극적으로 평화로운 재통합에 유리한 조건을 조성할 수 있는 혁신적인 외교적 채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의회 지도자들이 한반도 평화 구축 이니셔티브에 대해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독특한 플랫폼을 제공하고, 이 플랫폼 안에서 ISC는 각국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반도에 지속 가능한 평화를 구현하는 데 뜻을 모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정필재 기자, 사진=이재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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