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이란 의회, 히잡 미착용 여성 검거하는 도덕경찰 폐지 입법 착수

2025-03-19

(조세금융신문=구재회 기자) 이란 정부가 여성 억압과 차별의 상징으로 자국민 상당수의 반발에 직면해왔던 히잡 착용 의무를 유지하되 미착용 여성을 영장 없이 검거, 연행, 구금할 수 있는 도덕경찰을 폐지, 히잡 착용 자율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히잡 착용 의무화 법률을 입법예고한 뒤 반대 시위가 격화되고 국제사회의 비판 고조와 이를 빌미로 서방의 색깔혁명 기도까지 포착되면서 새로운 히잡법을 만들어 나름 민심을 달랠 방안을 모색한 결과로 풀이된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19일(테헤란 현지시간) 소셜네트워크 의 본인 계정에 "이란 당국은 '여성의 히잡 착용에 관한 법률'이라는 새 법률에 따라 기존 히잡 미착용 여성을 검거했던 도덕경찰의 활동을 폐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현지 매체 <타스님(Tasnim)>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타스님>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란 의회는 지난 2024년 9월 하순 '순결와 히잡 문화 장려를 통한 가족지원법'을 3년간 시범 시행하기로 의결했다. 이란 국내에서 히잡 착용을 의무화하는 법률 시행을 목표로 하는 취지의 법안이다. 법률안에는 법을 어기는 사례와 어겼을 경우 처벌 유형 등이 자세히 명시돼 있다.

하지만 법안 가결 소식을 전해들은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은 초안 형태인 이 법안에 대해 '인종주의적 성 차별 의 한 형태'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갈리바프 의장은 2024년 11월말 국내 히잡 규칙 시행에 관한 새로운 법률안이 12월 13일에 심의를 위해 이란 의회에 제출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란 국가 안보위원회는 그러나 해당 법안이 의회에서 심의된 지 2개월 후인 올 1월 새로운 히잡 법 조항의 모호성을 해소하기 위해 의회에 법률안 심의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그렇게 중단됐던 법률안 입법을 의회가 다시 추진한다는 게 갈리바프 의장의 메시지다.

한편 이란에서는 지난 2022년 가을 전국을 휩쓴 폭동 이후 여성의 권리 존중 문제, 특히 이란의 모든 여성이 착용해야 하는 히잡 착용 규정이 민심의 도마에 올랐다. 그해 9월 중순, 마흐사 아미니가 도덕 경찰에 구금된 후 사망하자 대규모 시위가 시작된 여파였다. 시위자들은 마흐사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이란 정부 당국에 돌렸고, 이란 여성들은 잇따라 머리를 자르고 히잡을 태우는 영상을 소셜 미디어에 게시하기 시작했다.

이란 당국은 "시위대가 언론을 통해 파괴적인 메시지를 유포하고 이란 국민에게 혁명을 일으켜 정부를 전복할 것을 촉구하는 것을 서방 국가들이 지지한다"고 시위대를 비난했다. 이란 사법당국은 서방국가들과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의 정보기관에서 모집한 개인들이 대거 시위대에 뛰어들어 시위를 주도했으며, 이들을 다수 체포해 폭동 참가자들에게 전달할 다량의 무기를 국경에서 압수했다는 점을 입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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