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를 찾아서] !!!!

2025-02-02

빼빼로데이에 당신을 만나면

다정히 비가 내리고

풀잎이 눕고

기린이 뛰어다니고

벼락처럼 쏟아지던 폭우

풀잎이 쓰러지고

기린의 발목이 꺾이고

폭포수처럼 숲이 울고

흩어지는 문장처럼

강물에 휩쓸려 떠내려가는데

당신이 손을 내밀고

새가 울고

물잠자리처럼 젖은 몸이 가벼워지고

세상에 없는 문장들이 태어나고

넓은 바다를 편자編者하는 당신

당신의 입속으로 들어가는 물고기들

물고기의 언어를 읽는 당신

내 귓속 꽃비로 내리던 !!!!는

당신이 내 시에 바친 최고의 찬사

당신에게 받은 최상의 선물

■약력: 1993년 시집으로 등단. 시집 『볼레로, 장미빛 문장』, 『나의 키스를 누가 훔쳐갔을까』, 『황금 서랍 읽는 법』,『옹딘느의 집』 등 8권, 활판시선집 『아무르, 완전한 사랑 』,수상: <목포문학상><시인들이 뽑는 시인상> <경북일보 문학대전상> 수상. 한국문화예술위원회기금 수혜.

■해설: 네 개의 느낌표가 시의 제목이라니! 빼빼로데이! 다정히 내리는 비! 풀잎이 눕고 기린이 뛰어다니고, 로 이 시는 시작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각적인 상관성을 넘어 1연에서 빛의 이데아로 노래하는가 싶었는데, 2연에서는 기린의 발목이 꺾이고, 폭포수처럼 숲이 울고, 흩어지는 문장이, 벼락처럼 쏟아지는 폭우와 함께 부딪치면서 암의 상반된 세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는 빼빼로데이라는 날을 기점으로 일어나는 어떤 변화를 고백하는 것인데 시인에게 당신이 손을 내미는 행위와 무관하지 않다. 손을 내밀었기에 당신 또한 그러하리라는 추측을 나열하고 있는데 "물잠자리처럼 젖은 몸이 가벼워지고/세상에 없는 문장들이 태어나고/넓은 바다를 편자編者하는 당신/ 당신의 입속으로 들어가는 물고기들/물고기의 언어를 읽는 당신"을 시인은 네 번의 !!!!로 함축해서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마도 시인은 자신이 쓴 시 또한 당신(독자)에게 그런 최상의 찬사를 원하는 건 아닐지,-<박윤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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