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는 동경과 질투의 대상이다. 우리는 천재가 되기를 갈망하면서도 천재가 아니라는 사실에 절망하고, 때로 질시한다. 살리에리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살리에리가 모차르트(사진)에게 열등감을 느낀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런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그럴 이유 또한 없었다. 후대에 의해 덧씌워진 역사적 오류다. 적시하면 살리에리는 꽤 준수한 작곡가이자 훌륭한 음악 교육자였다. 진실도 존재한다. 모차르트가 부정할 수 없는 천재였다는 것이다.
바로 이런 이유로 천재는 효과적인 면죄부가 되어준다. 어차피 천재로 태어나지 않은 이상 내가 달성할 수 있는 성취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미리 벽을 치는 식이다. 그러나 모차르트는 지독한 연습광이었다. 그는 엄청난 양의 훈련을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되풀이했다. 즉 반복하고 누적했다. 재능이냐, 노력이냐는 오래된 논쟁거리다. 정작 사람들은 지루한 반복을 이겨내는 태도야말로 재능이라는 사실을 종종 잊는다.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천재가 아니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뿐이다. 반복하고 누적하는 것이다. 그 와중에 영감은 비로소 떠오를 것이다. 소설가 필립 로스의 잠언을 듣는다. “아마추어가 영감을 찾아 헤맬 때 프로는 그냥 일한다.” 과연 그렇다. 모차르트 같은 타고난 천재성만이 에덴으로 가는 유일한 사다리는 아니다. 뭔가를 하는 과정에서 그 뭔가에 대한 영감은 찾아올 수 있다. 우리의 새해 결심이 대부분 무너지는 원인 역시 이와 같다. 추측건대 야심 차게 영어 회화 끊었는데 얼마 못 간 독자가 수두룩할 것이다. 안 된다. 어떻게든 버티고 반복해야 한다. 그 반복이 누적되어 차이를 만들어낼 것이다. 영감을 선물할 것이다. 을사년 새해다. 올해는 좀 달라야 한다. 우리는 마땅히 반복하고 누적해야 한다. 칼럼의 제목이 반복과 누적인 이유다. 영감이시여. 부디 나를 찾아오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