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엄중 처리, 특별근로감독 준하는 조치 예고
이 대통령 의지 전달…유족 서한 받고 돌아서며 눈물 훔쳐
[미디어펜=김소정 기자]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6일 태안화력발전소 사고 희생자인 고 김충현 씨 관련 진상조사 요구안을 수령했다.
강 비서실장은 이날 ‘위험의 외주화 중단 정규직화 이행’ 등을 요구하는 시위 피켓을 들고 대통령실로 행진하던 엄길용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등 일행을 만난 것으로, 이 자리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을 엄중 처리 및 특별근로감독에 준하는 사업장 조치를 예고했다.
강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4시 50분 용산 전쟁기녑관 앞에서 피해자측을 만나 요구안을 수령했는데,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같이 재해 피해자측의 서한을 직접 받은 것은 처음이다.
이 자리에는 고 김충현 씨 유족, 공공운수노조의 임길용 위원장과 태안화력사망사고 대책위 최진일 위원장 등 관계자와 고 김용균 씨 어머니 김미숙 씨도 참석했다.
강 비서실장을 만난 엄길용 위원장은 “이전에 약속들이 지켜졌으면 이런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정권이 바뀌었고, 노동자들이 더 이상 현장에서 일하다가 죽지 않고 다치지 않는 세상을 꼭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강 비서실장은 “7년 전 고 김용균 선생님께서 사고를 당했던 같은 장소에서 또 이런 일이 일어나서 저희도 많이 당황스럽고 안타까운 상황이다. 안전 조치가 됐더라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인데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이재명정부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중대재해처벌법을 엄중히 처리해야 할 것이다. 또 특별근로감독에 준하는 정도의 사업장 조치도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노동자의 안전, 국민의 안전과 생명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재명정부이기 때문에 후속 조치가 잘 될 수 있도록 하고, 아울러 현장에 계신 분들의 트라우마가 클 것이다. 그런 지원도 아끼지 않고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용균 씨 어머니가 “제발 부탁드린다. 용균이 엄마다”라고 말하자 강 비서실장은 김미숙 씨와 인사를 나누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강 비서실장은 “저희가 최선을 다하겠다. 이전 정부와는 다르게 이 정부에서만큼은 노동자가 더 눈물 안 흘리도록 하겠다”면서 “저희가 아직 인선이 안돼서 경찰서장이 받자는 의견도 있었는데, 대통령깨서나 저도 비서실장이 직접 나오는게 맞다고 생각하고 왔다. 저희 진심을 잘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하청업체 노동자가 사망한 사고에 대해 "일하다 죽는 나라, 더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사고의 희생자인 고 김충현 씨는 서부발전의 2차 하청업체 소속으로, 지난 2일 태안화력 내 한전KPS 사업소 기계공작실에서 기계에 끼여 숨진 채 발견됐다. 태안발전소는 2018년 고(故) 김용균씨 사망사고가 발생한 곳이기도 하다. 김충현씨도 김용균씨와 마찬가지로 관리·감독 없이 홀로 작업을 하다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