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중국발 해외직구 하루 10만개 통관…인천세관 특송센터

2024-11-27

광군제·연말 특수에 쉴 틈 없어…올해 불법 물품 6만4천건 적발

(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하루 10만개씩 해외 직구(직접구매) 물량을 처리하는데도 4일 치 35만개가 쌓여 있습니다.

그래도 불법 물품 반입을 막는다는 각오로 모든 직원이 눈을 부릅뜨고 있습니다." 지난 26일 인천본부세관 인천항 해상특송물류센터에서 통관을 담당하는 세관 직원들은 엑스레이(X-Ray)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센터 내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순식간에 지나가는 특송화물에 마약류·무기류 등 위해 물품이나 지식재산권 침해 '짝퉁'이 있는지 살피기 위해 직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이곳은 인천항 카페리(여객·화물 수송선)를 통해 들어오는 중국발 해외 직구 물품들의 통관을 담당한다.

처리량은 올해 1∼10월 2천329만건에 달했다.

올해 초부터 해외 직구 열풍이 불면서 올해 통관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1천430만건보다 63%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이달 11일 중국 최대 연례 쇼핑행사인 '광군제'(光棍節)에 연말 쇼핑 특수까지 겹치면서 해외 직구 물품이 급증해 직원들의 피로도가 높아진 상황이다.

이달 통관량(11월1일∼22일)은 207만건으로 지난달 같은 기간 165만건보다 25% 증가했다.

하루 평균 통관량은 10만건에 육박한다.

인천세관 통관검사5과 유명섭 계장은 "광군제 때 구매한 직구 물품이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이달 통관량이 급증했다"며 "컨테이너 개수 기준으로 하루 30대 정도를 처리하는데 현재 120대가 쌓여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직원 1인당 하루 평균 1만1천개 정도를 처리하다 보니 직구 물품 1개당 X-Ray 검색에 주어지는 시간은 평균적으로 6초 남짓"이라며 "특히 인천항으로 들어오는 물품은 평택항이나 인천공항에 비해 부피가 큰 게 많아 통관 검사를 하는 데 더 긴 시간이 걸린다"고 토로했다.

통관량이 급증하는 만큼 불법 물품 반입 시도도 계속되면서 적발 건수도 늘어났다.

올해 1∼10월 마약류와 짝퉁 등 불법 반입 물품을 적발한 사례는 6만4천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만8천건보다 10.5% 더 많다.

센터는 올해 4∼6월 집중 단속을 벌여 한국 아이돌 그룹의 이름·상표를 도용한 'K팝 굿즈' 등 지식재산권 침해 물품 수만건을 적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관세 국경을 지키는 해상특송물류센터 직원 규모는 통관량 급증에도 늘어나긴커녕 줄어들고 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직원 수는 53명이었으나 최근 본청 발령, 병가, 출산휴가 등으로 인해 50명으로 감소했다.

해상특송물류센터에 구축된 X-Ray 라인 11개 중 2개는 인력 부족으로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곳 인력 충원은 행정안전부 등 관련 기관의 검토와 승인이 필요한 사안이라 당장 추진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인천세관 관계자는 28일 "인공지능(AI)으로 X-Ray 검색을 하기 위해 수년간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 현장에서 적용하기는 어렵다"며 "과중한 업무 탓에 한숨이 나올 때도 있지만 불법 반입 물품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hong@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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