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까지 ‘확신의 글쓰기’ 칼럼을 꾸준히 읽었다면, 이제 여러분은 무엇을(주제의식), 어떻게(논리) 써야 할지 알고 있을 겁니다. 이 두 가지를 중심으로 본론을 쓰고, 앞뒤에 서론과 결론을 붙여서 하나의 완성된 글을 쓰는 법도 알게 됐을 테고요. 이제 한 편의 글을 손에 쥘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가 끝이 아닙니다.
지금 여러분의 손에 들린 글은 초고입니다. 이 글이 읽을 만한 글이 되려면, 퇴고 과정이 필요합니다. “퇴고야말로 진짜 글쓰기”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퇴고는 중요합니다. 보다 완성된 글을 쓰고자 한다면 절대 건너뛰어서는 안 되는 과정이기도 하죠. 초고와 비교했을 때, 퇴고를 거친 마지막 원고가 사뭇 다른 모습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다면, 퇴고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늘의 주제는 바로 이겁니다. 더불어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문장과 더 정확한 어휘를 쓸 수 있는지도 알려드리겠습니다. 퇴고하다 보면 어느 순간 ‘더 좋은 문장을 쓰고 싶다’ ‘더 정확한 단어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 퇴고 요령 세 가지
글을 쓰는 스타일에 따라 퇴고의 ‘견적’이 달라집니다. 글을 쓰기 전에 어떻게 쓸지 개요를 구체적으로 짜는 타입이라면, 퇴고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겁니다. 반면에 글을 쓰기 전에 주제의식과 관련해 쓸 수 있는 것들을 많이 생각하고, 그것을 다 쓰는 타입이라면 퇴고가 상당히 큰 공사가 될 겁니다. 초고를 쓴 뒤에, 버리고 순서를 재조정하는 과정을 다시 거쳐야 할 테니까요.
글을 쓰는 데 정답이 있는 건 아니지만, 저는 전자의 글쓰기를 선호합니다. 설계도부터 그리고, 그걸 기반으로 글을 쓰는 거죠. 제가 이렇게 쓰는 건 기자로 일하며 글쓰기를 배워서일 겁니다. 보통 기자들은 아침에 출근하면 간단한 메모 형태로 오늘 쓸 기사를 보고합니다. 그럼 부서장은 메모를 보고 “이걸 추가 취재해서 넣어라” “이건 빼라” 하는 식으로 피드백합니다. 그렇게 완성된 메모를 취합해 각 부서장이 모여 회의를 합니다. 다음 날 신문에 어떤 기사를, 어느 정도 분량으로, 어떤 면에 배치할지 결정하는 회의죠.
쉽게 말해 모든 기자는 설계도(메모)를 갖고 글을 씁니다. 그러면 초고라 해도 상당히 완성된 형태의 글을 쓸 가능성이 높아요. 제가 지금 알려드리는 퇴고법은 이런 초고를 받아 들었을 때 활용하면 좋은 방법입니다. 만약 주제의식과 관련된 다양한 생각을 다 담으면서 초고를 쓴다면 어느 정도 퇴고한 상태에서 활용하세요.
①핵심 어휘 뽑아보기
책이나 글을 읽으면서 핵심 어휘를 뽑아보면, 내용을 파악하기 쉽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핵심 어휘라고 생각되는 단어에 동그라미를 치면서 읽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주제의식을 담은 어휘와 이를 뒷받침하는 어휘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 단어들을 통해 글의 주제의식과 뒷받침 내용 간의 논리 구조가 탄탄한지도 확인할 수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