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텔레그래프 "로봇만으로 수행한 첫 번째 전투"
기관총 장착한 무인 전투 차량과 자폭 드론으로 러軍 공격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동북부 최전선 전투에서 인간 군인 없이 100% 로봇으로 편성된 공격조를 투입해 작전 성공을 거뒀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번 공격이 로봇만으로 수행된 첫 번째 공격이었다고 평가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에서 북쪽으로 약 15㎞ 떨어진 리프찌 마을 전투에서 우크라이나 제13방위여단이 러시아군을 맞아 전투를 벌였다.
우크라이나 병력은 2000여명으로 러시아군 4개 연대 6000여명에 병력이 절대 열세였다.
정면 승부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우크라이나군은 병력을 빼고 로봇을 전면에 내세웠다.
기관총을 장착한 수십 대의 원격 조종 차량과 가미카제(자폭) 드론을 투입했다. 공중 감시와 지뢰 매설 임무를 수행하는 드론도 배치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제공한 영상에는 지휘센터 내부에 있는 조종사들이 게임기에서 사용하는 것과 같은 조종기로 로봇들을 움직이는 장면이 담겼다.
조종사들의 손놀림에 따라 탱크처럼 생긴 무인지상차량(UGV)의 기관총이 불을 뿜었고, 폭발물을 장착한 가미카제 무인항공기(UAV)가 지상의 적을 향해 돌진했다.
감시 드론은 공중을 날며 전투 현장을 실시간으로 전송했고, 지뢰 드론은 러시아군 퇴로에 지뢰를 투하해 적에게 더욱 큰 타격을 입혔다.
텔레그래프는 이 작전의 성공 여부를 직접 확인하지 못했다고 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은 이번 작전이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호주 육군 소장을 지낸 맥 라이언은 "이번 리프찌 전투는 21세기에 전쟁의 성격이 순전히 인간의 노력에서 완전히 다른 것으로 변화하는 중요한 단계"라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도 기관총을 장착한 4륜 로봇 '퓨리'를 참호 작전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래프는 "우크라이나는 세계 최초로 독립형 드론군, 무인시스템군을 창설했다"면서 "최근 추산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당초 올해 100만 대 이상의 드론을 생산할 것이라는 목표를 훨씬 초과해 약 400만 대를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최근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는 인적 한계를 상쇄하기 위해 기술 혁신과 비대칭 공격 능력을 활용하려는 노력을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면서 "이는 약간의 영토 이득을 위해 지속 불가능한 사상률을 감수하려는 러시아의 의지와는 대조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