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은 3저 호황이 있던 1985년 이후 40년 만에 다시 온 강세장입니다. 1999년 닷컴버블과 많이 비교 하는데 저희 리서치센터에서 버블은 시기상조라고 봅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18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KB증권 프라임클럽 투자 콘서트에서 “현재 주식시장은 뜨겁지만 유동성을 줄일 수 없다는 점에서 닷컴버블 때와는 확실히 다르다”며 이번 강세장에서 투자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 투자에서 주목해야 할 주제는 인공지능(AI)을 꼽았다. 코스피 지수가 연초 대비 56% 상승하는 동안 상승 종목 수가 하락 종목 수 대비 3분의 1 수준일 정도로 AI 관련 종목에 자본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AI 관련 종목으로는 반도체, 전력기기, 로봇과 자율주행을 거론했다.
김 본부장은 “정부 정책만으로 시장이 갈 수 없고 기업 이익이 좋아야 하는데 다행히 반도체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며 “주가는 항상 등락하기 때문에 분명 굴곡이 있겠지만 이번 사이클을 크게 보면서 자신감을 갖고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도 AI 데이터센터 투자와 관련해 원전 업종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연구원은 “최근 미국에서 데이터센터와 전력에 돈이 쏠리고 있다”며 “1990년대 이후 처음 나타난 원전 업사이클인 만큼 경쟁력을 갖춘 한국 기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KB증권이 개최한 투자 콘서트는 프라임클럽 회원 2700명이 참석해 주식시장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올해 참석 신청자만 7156명으로 부산·제주 등 전국에서는 물론이고 미국·캐나다 등 해외에서도 찾아왔다.
콘서트 참석자도 20대 청년부터 80대 노인까지 전 연령층에서 다양했고, 주식 투자로 노후를 대비하고 자산을 늘리겠다는 열정 하나로 모인 만큼 강의 집중도가 매우 높았다. 행사가 진행되는 6시간 동안 중간 이탈자 없이 강연자들의 말을 녹음하거나 메모하면서 경청했다. 친구 또는 배우자·자녀와 함께 참석해 투자 정보를 교환하고 종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프라임클럽 소속 직원들이 인쇄돼 있는 사진을 찍기 위한 포토부스에 줄이 늘어설 만큼 K팝 아이돌 콘서트 못지않은 열기가 가득했다.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행사장을 찾은 차재민(48)씨는 “투자 공부 차원에서 4년 전부터 프라임클럽에 가입해 활동 중”이라며 “자녀가 투자하는 문화를 느끼면 좋겠다고 생각해 같이 왔다”고 말했다.
프라임클럽은 KB증권이 2020년부터 제공한 구독형 투자 정보·자산 관리 서비스다. 고액 자산가들만 이용할 수 있던 프라이빗 뱅커(PB) 서비스를 소액 투자자도 이용할 수 있도록 실시간 투자 정보를 제공하고 카카오톡 등을 통해 상담도 가능하다. 올해 가입자 수가 189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다. 이홍구 KB증권 대표는 “지난해 시장이 좋지 않았을 때도 참석자들의 반응이 좋아 올해 콘서트 규모를 늘려 다시 개최한 것”이라며 “투자라는 건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함께 모여 정보를 교환하고 투자를 즐기는 문화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