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작년 4분기 실적을 신고했다. 영업 비용 상승으로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LG전자는 새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전장 사업 등으로 수익성 개선에 힘을 준다는 방침이다.
◇가전 마케팅 비용 증가에 LG전자 수익 악화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146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올해 4분기 영업익은 시장 예상치 2537억원을 밑돌았다. 자회사 LG이노텍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이 더 적거나 적자를 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적 악화는 글로벌 시장 경쟁 심화와 세계 경기 불황으로 요약된다. 특히 TV 경우 중국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TV 수요에 대응한 마케팅 비용 증가가 수익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물류비가 LG전자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해상 물류비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지속 상승했다. LG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예상치 못한 글로벌 해상운임 급등과 사업 환경의 불확실성을 고려한 재고 건전화 차원의 일회성 비용 등이 발생하며 수익성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글로벌 TV 시장을 포함해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TCL, 하이센스를 중심으로 98인치와 100인치 초대형 TV를 내놨고, 중국 정부 보조금 지원에 공격적 가격 할인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옴디아에 따르면 TCL은 지난해 연말 블랙 프라이데이를 맞아 98인치 TV 가격을 1599달러(약 230만원)로 낮췄고, 하이센스 역시 100인치 모델을 동일한 수준으로 판매했다.
◇가전 30조, 전장 10조 돌파…웃지 못하는 LG전자
LG전자는 2년 연속으로 생활가전 매출 30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가전 분야에서 미국, 중국 등 주요 수요국에서 중국 기업과의 경쟁이 격화하고 상황이다.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성장 정체도 수익성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LG전자는 “영업이익은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LG전자 전장 사업은 연간 매출이 1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전기차 수요가 일시적 둔화하는 캐즘 영향에 수익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 미래 준비 차원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환에 주력하는 한편 수익성 중심의 운영을 통해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1분기 영업이익 개선에 집중…신사업으로 성장 견인
LG전자는 통상 1분기에 연중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1분기 영업이익 방어가 올해 연간 실적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생활가전은 프리미엄 가전과 중저가 라인업을 확대하고 가전과 소비자직접판매(D2C) 등으로 사업 방식을 전환한다.
중국 LCD TV에 대응,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100인치 대화면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북미와 인도 등 성장 시장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TV 제품 공급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전기차 충전기와 자동차 부품 사업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LG전자는 전 사업 부문에 걸쳐 원가절감과 운영 효율을 꾀해 이익폭 개선에 속도를 낸다.
LG전자는 △구독 중심의 가전사업 △웹OS와 스마트홈 IoT 플랫폼 기반 서비스 △공조·전장·스마트팩토리 등 B2B 사업 △로봇·전기차 충전기 등 신사업을 핵심 4대 성장축으로 제시했다.
이미 1조원을 돌파한 구독사업을 비롯해 웹OS 플랫폼 기반 서비스, 냉난방공조(HVAC)와 전장 등 미래 성장 사업도 집중한다. LG전자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올해부터 미래 SDV 전환에 주력하는 만큼 이 시장에 대응하고 외형 성장과 더불어 수익성을 강화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표〉LG전자 4분기 실적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