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농식품 중심 ‘특화’…과일 소포장·델리 코너 소비자 인기 끌어

2025-02-02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월30일 오후, 서울 강동구 롯데마트 천호점은 장을 보러 온 소비자들로 북적였다. 열흘 앞선 21일 저녁에도 매장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전단지를 손에 쥐고 쇼핑수레를 밀며 이곳저곳 다니는 인파는 마치 2000년대 초반 대형마트가 활성화하던 때를 연상하게 했다.

이 매장은 롯데마트가 6년 만에 개점한 매장이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롯데마트는 이마트·홈플러스와 함께 ‘대형마트 빅3’로 불린다. 최근 수년간 온라인 쇼핑이 대세가 되면서 이들 대형마트는 신규 출점보다는 폐점 소식으로 매스컴을 탔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빅3 전체 점포수는 2019년 423곳에서 2024년 391곳으로 5년간 32곳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마트가 서울 도심권에 매장을 신규로 연 것이다.

수년 만에 선보인 곳이어선지 매장 곳곳엔 최근 대형마트가 지향하는 가치들로 볼만한 것들이 여럿 발견됐다. 우선 식료품 강화였다. 전체 바닥면적 4542㎡(1374평)의 80%를 신선식품과 즉석조리제품으로 채웠다. 신선식품 분야에선 과일·채소류 매대가 눈에 띄었다. 계절을 반영해 사과, ‘샤인머스캣’ 포도, 한라봉, 천혜향 등이 매대에 진열돼 있었는데 색상을 최대해 살려 배치한 모습이 유럽·미국의 파머스 마켓을 떠올리게 했다. 대부분의 과일을 하나씩 골라 구매할 수 있게 한 것은 1인가구 수요를 반영한 마케팅으로 보였다.

‘샐러드 존’에선 카이피라·미니로메인 등 샐러드용 양채류가 뿌리째 포장돼 있었고 찌개용 간편 손질채소, 깐 감자와 다진 당근 등 다양하게 구색을 맞춘 진공포장이 된 전처리 채소 코너도 눈길을 끌었다.

‘델리 코너’도 인기 영역이었다. 매장 안 조리 공간에서 만든 김밥·볶음밥·족발·곱창 등 다양한 즉석식품이 줄잡아 27m는 돼 보이는 ‘롱 델리 로드’ 매대에 진열돼 소비자의 눈과 코를 자극했다. ‘오늘 뭐 먹지? 데일리 밀 솔루션’이란 간판을 내건 냉동 간편식 특화매장도 병풍처럼 늘어선 냉동고들과 함께 위용을 자랑했다.

소비자 반응은 식품 코너 강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연령대별로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40대 주부 김모씨는 “과일 상태를 직접 보고 낱개로 구매할 수 있는 것과 백화점 식품 코너 같은 델리매장이 마음에 쏙 들었다”면서 “주 1∼2회는 들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60대 주부 이모씨는 “행사 품목을 구매할 때를 제외하고는 동네 슈퍼마켓이 더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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