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명운…반도체만 받쳐주면 韓 내년 성장률 2%도 가능

2025-11-27

한국은행이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8%로 상향했다. 내후년 성장률 전망치는 1.9%로 제시했다. 다만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과열에 대한 ‘거품론’이 현실화될 경우 성장률은 1.6% 수준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은은 27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0%로 제시했다. 8월 전망치(0.9%)보다 0.1%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3분기 성장률 속보치가 1.2%로 기존 전망(1.1%)을 상회한 점이 반영됐다. 올해 성장률 전망은 2023년 11월 2.3%에서 올해 5월 0.8%까지 하향돼 왔으나, 8월(0.9%)부터 다시 상향 조정되기 시작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1.6%에서 1.8%로 높아졌다. 잠재성장률(약 1.8%)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내년 전망치는 2023년 11월 1.8%에서 올해 5월 1.6%로 낮아졌으나 이번에 다시 1.8%로 되돌려 잡았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와 소비심리 회복, 내수 반등 등이 성장세 강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은은 반도체 경기의 불확실성을 반영해 두 가지 시나리오도 함께 제시했다.

우선 낙관 시나리오에서는 AI 확산으로 반도체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고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관세 부과가 보류되는 상황을 가정했다. 이 경우 한국의 반도체 수출은 올해 10%대 중반에 근접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성장률은 기본전망 대비 내년 +0.2%포인트(1.8%→2.0%), 내후년 +0.3%포인트(1.9%→2.2%)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대로 비관 시나리오에서는 AI 투자 과열에 대한 ‘거품’ 조정이 발생해 반도체 수출 증가세가 내년 하반기부터 둔화되고 2027년에는 정체 국면에 들어서는 상황을 가정했다. 이 경우 내년과 내후년 성장률은 각각 1.7%, 1.6%로 기본전망보다 0.1%포인트, 0.3%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제시했다.

반도체 경기 흐름에 따라 한국 경제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성장률이 1.8%로 올라갈 것으로 보지만, 반도체·IT 부문을 제외하면 내부 계산으로는 1.4% 정도로 본다”며 “잠재성장률 아래에서 반도체 중심의 회복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실물경제 회복을 과대평가해 인하 사이클이 완전히 끝났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종전 전망치 1100억 달러에서 소폭 상향된 1150억달러로 예상됐다. 내년 전망 역시 850억 달러에서 1300억 달러로 높아졌다.

한은의 경상수지 상향 조정은 최근 고대역폭메모리(HBM) 같은 고부가제품의 판매가 늘어난 가운데 국제유가 가격이 안정세를 이어가는 등 교역조건 개선으로 흑자규모가 늘어날 것이란 이유에서다.

한편 한은은 물가 전망도 상향했다.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각각 2.0%에서 2.1%, 1.9%에서 2.1%로 높였다. 국제 유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 위로 뛰며 수입물가가 상승한 점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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