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이렇게 써야죠” 해커톤에 올라온 쓸모 있는 아이디어

2024-09-16

“의사국가고시 실기 시험은 의대생이 의사 역할을 맡아서 모의로 환자 역할을 맡은 이를 진료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의대생이 실기 시험 연습을 하기 위해서는 환자 역할을 맡을 배우와 평가자를 힘들게 구해야 하고, 또 피드백도 구체적으로 받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오, 의사 면허 실기는 이렇게 진행되는구나. 귀가 솔깃했다. 처음 알았는데, 의사 실기시험은 일종의 ‘역할극’을 통해 미래 의사로서의 이 의대생이 얼마나 환자를 잘 진료하는지를 평가한다.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해선 “친절하고, 동시에 전문적이어야 하는데” 내가 어떻게 연습하고 있는지 좀 더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평가가 주어진다면 시험을 준비하는 의대생들에게는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김경훈 메디스푼 팀 대표는 “실기 연습 과정에서의 환자를 AI로 완전 대체”하기 위해서 “AI를 이용한 임상 진료 실습 솔루션 ‘메디스푼’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저녁, 서울 강남구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서 열린 ‘제2회 GenAI 해커톤 결선’이 열렸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프라이머가 열었고,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가 후원한 해커톤엔 총 130팀(636명)이 참여했고, 결선에는 12팀이 올랐다. 통상 1박 2일, 혹은 2박3일의 짧은 시간 열리는 관행과 달리, 이 해커톤은 무려 3주간이나 치러졌다.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만큼 모두 쏟아 부어서 제품의 완성도를 높여보자는 의도다. 이 해커톤에서 AI 임상 진료 솔루션 메디스푼 팀은 3등에 해당하는 우수상을 받았다.

결선 심사는 프라이머 권도균 대표와 당근 김재현 최고전략책임자(CSO), 당근 박민우 ML리더, 브레인크루 이경록 대표, 프라이머 노태준 파트너가 맡아 진행했다. 심사는 MVP 제품 데모 및 소개 발표를 바탕으로 생성 AI 주제와의 적합성, 서비스의 활용성 등을 기준 삼았다.

그렇다면 대상은 어떤 팀?

AI 일정 관리 서비스 ‘플래너(Flanner)’다. 사용자가 복잡한 절차 없이 AI를 통해 손쉽게 일정을 관리하며, 변동 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스마트한 일정 관리 서비스를 고민했다. 일정관리는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필요한 것이지만, 그 방법은 더 효율적이고 현대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필요에서다.

Flanner라는 이름은 빠르다는 뜻의 ‘패스트(Fast)’, 일정계획표라는 뜻의 ‘플래너(Planner)’, ‘AI’라는 . 세단어를 결합으로 만들었다. 구글 캘린더 API와 연동해 구글 계정만 있으면 사용할 수 있게 했고, AI 기반의 대화와 음성 인식 기능을 통해 스마트 AI 비서를 제공하려 했다. 사용자의 일정 변경 요청 등을 복잡한 과정 없이 손쉽게 처리하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한다는 데 서비스의 방점을 뒀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여행 일정을 등록하면 생성형 AI를 통해 추천 일정을 제공하거나, 마켓컬리에서 특정 식품을 구매할 경우 AI가 관련 요리 레시피를 제안하는 기능을 포함했다. 병원 예약과 같은 일정을 AI와 연동해 관리할 수 있게 했다. 여러 플랫폼에서 쓸 수 있도록 개발했고, 파이썬과 업스테이지, 랭그래프 등의 기술을 활용해 확장성을 높였다.

결선에 참여한 심사위원들은 플래너가 “AI 기반의 챗과 음성 대화 기능을 통해 사용자가 복잡한 절차 없이 유연하게 일정을 관리하며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스마트한 일정 관리 서비스”라는 점을 평가, 대상으로 낙점했다.

플래너와 메디스푼 외에도 재미난 아이디어들이 나왔다. 두 팀 외 결선에 진출한 10팀은 아래와 같다.

  • AI로 ADHD 극복을 돕는 앱 ‘다미(DAMI)’
  • 키워드 네트워크와 LLM을 활용한 VOC 데이터 시각화 및 분석 서비스 ‘라온데이터’
  • 초개인화된 맞춤형 뉴스레터 ‘데일리브리핑에이아이(DailyBriefing.AI)’
  • 어린이 전자그림책 구독 서비스 ‘바바부’
  • AI 기반 영어 스피킹 앱 ‘언어의 숲’
  • 이미지 생성 및 추천 시스템을 통한 인테리어 서비스 ‘빵꾸집꾸’
  • 라이브커머스 챗 매니저 서비스 ‘라이브챗 셀링 파트너’
  • AI를 활용한 고품질 음악 샘플 제작 및 혁신적인 음악 제작 과정 ‘소리가(Soriga)’
  • 방문 진료를 위한 AI 음성 차트 및 환자 관리 솔루션 ‘라이브케어’
  • 여행 계획 작성을 위한 크롬 익스텐션 ‘여행작가’

이번 해커톤은 참가자의 62%가 개발자로, 등록된 아이디어 중 86%가 팀원 모집에 성공해 최종적으로 서비스를 구현했다. 심사위원들은 일부 제품이 당장 사업화할 수 있을 만큼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해커톤을 개최한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는 “해커톤을 여는 첫번째 이유는, 이러한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끼리 서로 만나고, 팀을 만들어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라면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기술자들이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무대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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