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설비 문제점 개선 방안 토론회
정동영·김정호 국회의원
정보통신기술사회 공동주최
홈네트워크 호환성·보안 미흡
설계·감리 전문성 확보 과제

[정보통신신문=서유덕기자]
건축물 내 정보통신 서비스의 고도화와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에 의해 정보통신설비 설계·감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1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정보통신설비 문제점 개선 방안 토론회’에서는 ICT 전문가들이 현 정보통신설비 설계·감리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정동영·김정호 국회의원과 사단법인 한국정보통신기술사회(회장 남우기)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는 최현기 대전광역시 공동주택품질점검위원, 이보우 무영씨엠건축사사무소 부사장, 최경 한국정보통신설비학회 회장, 이찬주 한국정보통신감리협회 회장, 정영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장 등 ICT 관계자·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첫 발제자로 나선 최현기 위원은 현 홈네트워크의 문제점으로 △호환성 미비 △취약한 보안 △부실한 현장점검의 3가지를 지적하고, 시스템 표준화와 사이버 보안 강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 위원은 “현재 홈네트워크는 비표준으로 상호 호환성이 떨어져 소비자가 임의로 세대 기기를 선택할 수 없다”면서 “최근의 스마트홈 시장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상호 운용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능형 홈네트워크의 홈게이트웨이 표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 위원은 “아파트 월패드 해킹 사례에서 보듯, 공동주택 홈네트워크 대다수가 하나의 공용망에 여러 세대를 연결해 보안에 취약하다”며 “세대 간 네트워크 분리는 물론 공용부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분리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홈네트워크를 사용전검사 대상설비에 포함하도록 조치해 착공전 설계도 확인 시 지방자치단체 정보통신과 검토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위원에 이어 발제에 나선 이보우 부사장은 비전문가에 의한 정보통신설비 설계·감리 관행과 그 원인을 지적했다.
이 부사장은 “그간 정보통신기술자나 전문가의 참여가 배제된 채 비전문가들이 정보통신설비 설계·감리 업무를 수행하는 관행이 이어져 왔다”며 “이는 건물 내 정보통신 인프라가 고도화하거나 스마트건설 기술을 적용한 장비·시스템들이 설계에 잘 반영되지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 부사장은 “정보통신기술사를 건축법상 관계전문기술자로 지정하는 등 미비된 법령·제도를 개선해 전문가가 정보통신설비를 설계·감리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제에 이은 본 토론에서는 최경 한국정보통신설비학회장이 좌장으로 자리한 가운데 정보통신설비 설계·감리 현장의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참석자들의 의견이 모였다.
특히 남우기 한국정보통신기술사회장은 아파트의 세대 간 네트워크 분리 실태를 점검하고 그 결과를 공유했다.
남 회장은 “단지 서버 앞에 설치된 가상사설망(VPN) 서버에서 각 세대의 월패드까지는 세대 간 분리돼 구성됐지만, VPN 서버와 단지 서버 사이는 분리되지 않은 사례가 있었다”며 “CCTV, 주차관제, 엘리베이터 호출 등 공용부 서비스가 단지망에 수용된 경우도 많아 보안에 취약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보통신설비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설계·시공·감리 전 과정에 고난도 ICT에 관한 빠른 이해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건축물의 사업승인 단계에서부터 정보통신 분야 기술력과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찬주 한국정보통신감리협회장은 “이해 충돌이 없거나 적은 것부터 추진해 실효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고 조언하며 △건축물의 정보통신설비 설계도서 작성 시 정보통신기술사 서명날인 법제화 △건축물의 정보통신설비에 대한 수행능력 평가기준 법제화 △건축법상 관계전문기술자에 정보통신기술자 지정 등 방안을 제안했다.
이번 토론회를 주최한 정동영 의원은 “우리나라가 ICT를 국민의 삶에 적극적으로 결합해 가장 편리하면서도 안전한 주거환경, 건축물 이용자 환경을 만들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며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제기했던 건축물의 정보통신공사 관련 문제들이 해결되는 과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기술의 변화에 걸맞게 실질적인 이용자 환경의 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