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프란시스코 이정후(27)와 LA 다저스 김혜성(26). 키움 출신 두 메이저리거의 첫 만남이 다소 아쉽게 끝났다. 이정후가 안타 없이 볼넷 하나를 골라내는데 그쳤다. 김혜성은 결장했다.
이정후는 14일 LA 다저스 원정경기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무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이닝 선두 타자로 나선 3회초 2번째 타석에서 이정후는 다저스 선발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 출루했다. 이정후 볼넷 출루 이후 야마모토는 흔들렸다. 후속 타자 2명을 잇따라 볼냇으로 내보냈다. 2사 만루에서 케이시 슈미트에게 만루 홈런까지 맞았다. 1-1 접전 승부가 5-1, 순식간에 샌프란시스코로 넘어갔다. 샌프란시스코는 이후 7회 추격 홈런을 맞았지만, 바로 다음 8회초 앤드루 니즈너가 홈런을 때려내며 달아났다. 샌프란시스코는 6-2 승리를 거두며 41승 29패 승률 0.586으로 숙적 다저스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이정후는 3회 볼넷 외에는 출루하지 못했다. 2루 땅볼만 4차례 때렸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한국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다저스 2루수 토미 에드먼이 이정후의 땅볼 4개를 모두 아웃으로 처리했다.
김혜성은 이날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기대를 모았던 둘의 공수 맞대결도 자연히 이뤄지지 않았다. 이정후와 김혜성은 2017~2023년 KBO리그 키움에서 함께 뛰었다.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경기에서 둘이 만난 건 처음이다.
샌프란시스코 선발 로건 웹이 7이닝 2피안타 3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다저스 선발 야마모토는 4.2이닝 6피안타 5볼넷 5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그라운드 위에서 직접적인 맞대결은 무산됐지만, 같은 팀 출신 두 한국인 빅리거의 만남은 현지에서도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이정후는 MLB닷컴 인터뷰에서 “우린 정말 오랜 인연이다. (김)혜성이를 정말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상 같은 유니폼을 입었는데, 이제는 다른 유니폼을 입고 같은 필드에 서게 됐다. 그런데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김혜성도 “(이정후를) 상대 선수로 만나는 건 아주 멋지고 재미있는 일이다. 정후 형을 상대로 마주하게 되면 새로운 기분일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혜성은 이번 시즌 빅리그에 첫 발을 디딘 이후 이정후에게 가장 많은 조언을 얻었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와 다저스는 빅리그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치열한 라이벌 관계다. MLB닷컴은 “두 선수가 계속해서 빛난다면 앞으로 두 팀의 라이벌전도 훨씬 볼거리가 풍성해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