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이 운용해 온 A-10 썬더볼트 공격기가 내년부터 한반도에서 단계적으로 퇴역한다.
미국 공군은 12일(현지시각) "한국을 포함한 주요 지역에서 4세대 전투기 업그레이드를 추진하면서 4세대·5세대 항공기 통합을 강화하기 위해 A-10기를 단계적으로 철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련 계획에 따라 내년 1월부터 오산 미 공군기지 제25전투비행대대 소속 A-10 24대를 시작으로 2025년 회계연도 말까지 철수를 완료한다는 구상이다.
A-10의 빈자리는 주한미군에 배치된 F-16의 항전 체계를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으로 채운다는 방침이다. 미 공군은 "F-16의 생존 가능성과 무기체계 정확성을 키워 5세대 역량에 준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A-10은 1970년대 생산·배치된 미 공군 최초의 근접항공지원(CAS) 공격기다. 아군과 근접하게 대치한 적을 공격하는 임무를 주로 맡아 '탱크킬러'라는 별칭을 얻었다.
냉전 종식과 현대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후 효용성에 의문이 제기됐지만,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지상군 진격을 도우며 존재감을 재확인했다.
대규모 지상군을 갖춘 북한과 관련해서도 일정 역할을 맡을 수 있다고 보고, 주한미군의 수명 연장 조치가 이뤄졌다.
다만 낮은 고도에서 느린 속도로 비행하는 특성을 가져 국내 실사격 훈련 시 주민 반발이 빗발쳤다.
무엇보다 A-10의 비행 특성은 중국처럼 현대적 방공체계를 갖춘 국가에 효용성을 갖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기술 발전에 따라 제공권 장악과 요격 임무 등을 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전투기들이 등장해 역할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이어졌다.
이에 미국은 A-10 퇴역 가능성을 거듭 시사해 왔다. 찰스 브라운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공군참모총장이던 지난해 3월 "향후 5~6년 내로 모든 A-10 공격기가 퇴역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 바 있다.
우리 군은 미국 측과 긴밀한 협의를 거쳐 A-10 퇴역이 결정됐다며 확대해석에 선을 그었다.
국방부는 "주한미군의 현 전력 수준 유지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성능이 향상된 전투기를 활용해 한미동맹의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