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함에 따라 국내 게임업계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당선인은 첫 집권 당시 '반 게임적' 성향을 나타낸 바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5일(현지 시간) 치러진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최종 승리했다.
정치평론가들과 다수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이 앞선 정치 행보를 그대로 따를 것으로 예상한다. 과거 대통령 재임 기간 보여준 정치적 방향성과 이번 대선 때 내건 구호·공약 등이 상당 부분 유사성을 띠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에 전 세계 게임업계는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과거 발언과 행보가 게임에 호의적이지 않다는 이유다. 관련해 여러 외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과 게임 산업의 연관성에 대한 다수 기사를 배포하고 있다.
일례로 트럼프 당선인은 2018년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에서 고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진 직후 각 주 당국자가 모인 학교안전 간담회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로부터 비디오게임의 폭력 수준이 젊은이들의 생각에 영향을 끼친다는 말을 듣는다" 등 말했다. 총기 사고 발생의 원인이 게임에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2012년에도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비디오게임의 폭력과 찬양은 반드시 멈춰야 한다"며 "이것은 괴물을 만들고 있다"고 한 바 있다.
'미국 보호주의'에서 '미국 우선주의'로 표현을 달리 한 것도 우려 점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당선 직후 "우리는 모두 미국을 우선하는 방식으로 (임기를)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자국 내 문화나 산업 생태계를 흔드는 외부 요인을 철저히 배격하겠다는 뜻으로 비친다.
이런 당선인의 발언은 이 지역에서 왕성히 활동하는 우리 기업의 우려를 키운다. 북미 시장에서 매출을 크게 끌어오는 대표적인 기업은 넷마블이다. 올해 3분기 넷마블의 실적을 살펴보면, 전체 매출 6473억원에서 43%(약 2768억원)을 이 시장에서 가져왔다. 컴투스도 이 기간 매출의 38.8%에 해당하는 521억원을 이곳에서 벌었다.
이들뿐 아니라 최근 국내 게임을 대표하는 키워드는 '글로벌'이다. 코로나19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내수시장에서의 한계에 부딪힌 업계는 글로벌 시장에서 반등을 꾀하고 있다.
그 중 북미는 전 세계 '톱 레벨'에 해당하는 시장이다. 지난 3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행한 '2023 대한민국 게임백서'를 살펴보면, 북미의 시장 규모 약 474억달러로 1위다. ▲중국이 약 467억달러로 2위 ▲일본이 약 200달러로 3위 ▲한국이 약 162달러, 4위 ▲영국이 약 116억달러로 5위를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앞선 임기 당시 다른 산업에 비해 영향을 적게 받았다는 평가도 있지만, 미·중 갈등을 비롯해 곳곳에서 문제를 쏟아냈다"며 "자국 생태계를 휘젓는 외부 세력을 쳐내겠다는 기조인 만큼, 이번에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