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서 40대女 살해한 남성, 그 여친집 장롱서 발견된 건…

2025-08-10

현직 형사과장의 ‘크라임 노트’

제14화. 장롱 안에 숨은 남자

침묵 속 직감의 신호

방 안을 훑는 시선이 장롱 앞에서 멈췄다.

형사의 직감이란 오랜 시간 몸으로 새겨진 경험의 집합체다.

평범한 가정집의 장롱,

그러나 그 앞에서 우리는 알 수 없는 묘한 긴장감을 느꼈다.

차갑게 식은 공기, 숨조차 삼켜버린 듯한 정적 속에서 몸속 어딘가가 신호를 보냈다.

이불 밑도, 화장실도, 베란다도 아니었다.

숨을 곳이 있다면, 오직 이곳.

말로 설명할 수 없지만, 오래된 촉이 그렇게 속삭였다.

장롱 앞으로 다가서는 순간, 안쪽에서 미세하게 떨리는 기운이 느껴졌다.

두려움일까, 체념일까, 아니면 마지막까지 버티려는 인간의 본능일까.

손잡이를 잡는 윤 팀장의 손끝에 긴장이 맺혔다.

맞은편에 있던 김 형사와 눈이 마주쳤다.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서로 신호를 주고받았다.

천천히 문이 열렸다.

그 안에는 그가 있었다.

웅크린 채, 시간이 멈춘 듯한 몸짓으로.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 기운만큼은 손에 잡힐 듯 선명했다.

나오세요. 장롱 안에서 뭘 하고 있는 겁니까.

최대한 담담하게 말했지만 내 심장은 느리게, 그러나 강하게 뛰었다.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오직 어깨만 작게 들썩이며 장롱 밖으로 발을 내디뎠다.

고개는 깊이 숙여 있었고, 표정은 볼 수 없었지만, 이미 모든 걸 포기한 사람의 체취가 느껴졌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