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4명 살해한 美 총격범, 잡고 보니 이라크戰 참전용사

2025-08-09

2001년 육군 입대… 2004년 이라크 파병

이달 초 미국 북서부 몬태나주(州)에서 주민들에게 총격을 가해 4명을 살해한 남성이 범행 후 1주일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살인범 마이클 폴 브라운(45)은 미 육군 병사 출신으로, 과거 이라크 전쟁에 참전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몬태나 주정부 오스틴 너드슨 검찰총장은 이날 브라운의 검거 소식을 전하며 “지난 한 주 내내 브라운을 체포하기 위해 수사 당국이 최선을 다한 끝에 결국 신병을 확보하게 되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레그 지안포르테 몬태나 주지사(공화)도 “우리 주에서 법률 집행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매우 훌륭하게 대응했다”며 칭찬을 건넸다.

경찰 등에 따르면 브라운은 지난 1일 새벽 몬태나주 애너콘다의 한 바에 들어간 직후 종업원과 손님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브라운의 집은 바 바로 옆에 있었으며, 그는 범행 직후 달아났다. 당시 바 안에 있던 70대 남성 2명과 60대 여성, 그리고 50대 남성이 총을 맞고 현장에서 숨졌다.

몬태나주 남서부에 있는 애너콘다는 인구가 약 1만명에 불과한 작은 마을이다. 브라운은 해당 바의 단골 고객 중 한 명이었으며, 희생자들은 물론 범행 당시 바 안에 있던 모든 이들과 안면이 있었다고 한다. 목격자는 “그날 브라운의 총격을 받은 사람들 가운데 브라운과 무슨 갈등을 겪고 있던 사람은 없었다”며 “다만 브라운은 무슨 일 때문인지 매우 화가 나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범행 직후 브라운이 과거 육군에서 복무한 참전용사라는 사실이 알려졌으나 검거와 동시에 좀 더 자세한 이력이 공개됐다. 브라운은 20대 초반의 청년이던 2001년 미 육군에 입대해 2005년까지 4년간 장갑차 승무원으로 복무했다. 미국이 2003년 ‘테러와의 전쟁’을 명분 삼아 이라크를 침공한 이듬해인 2004년 이라크로 파병돼 1년 가까이 머물며 실전을 경험했다.

당시 미국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이 대량살상무기(WMD)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를 전쟁 개시의 명분으로 삼았으나, 훗날 조사 결과 이라크에는 WMD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0년 미군이 이라크에서 철수할 때까지 4400명 넘는 미군이 이라크에서 전사했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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