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각축전] 미래에셋운용, 중국·킬러 ETF로 1위 넘본다

2025-04-29

[FETV=박민석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중국 첨단산업과 AI 테마를 앞세워 ETF(상장지수펀드)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해외주식 ETF와 인재영입으로 국내 점유율 1위인 삼성자산운용과도 격차를 좁히고 있는 가운데, 차별화된 ‘킬러 상품’을 출시해 국내외 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운용은 국내 ETF 순자산 기준 2위 운용사다. ‘TIGER’ 브랜드로 206개 상품을 운용하고 있으며, 국내 ETF 순자산 규모는 약 65조원, 시장 점유율은 34%에 달한다. 1위인 삼성자산운용(점유율 약 39%)에 시장 점유율이 소폭 뒤처져 있지만, 2006년 ETF 시장 진입 이후 꾸준히 격차를 좁혀오고 있다. 대표 상품으로는 ‘TIGER 미국S&P500’, ‘TIGER 미국나스닥100’, ‘TIGER 미국테크TOP10 INDXX’ 등이 있다.

대표 상품에서 볼 수 있듯 해외 주식형 ETF 비중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순자산 상위 10개 TIGER ETF 중 6개가 해외 주식형 상품으로, 이들의 총액은 약 21조원으로 전체 TIGER ETF 순자산의 30%를 차지한다. 이는 국내 주식형 비중이 높은 삼성자산운용과 뚜렷한 차별점으로, 근 3년간 미국 증시 호황에 힘입어 TIGER 해외 주식형 ETF에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점유율 격차를 빠르게 좁히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국내 운용사 중 해외 운용자산 비중이 크다는 점도 특징이다. 실제 지난 1월 기준 국내외 운용자산(AUM)은 390조원으로, 이 중 40% 이상(180조원)은 해외에서 운용 중이다. 특히 국내외 ETF 상품은 630개, 순자산총액은 212조원에 달해, 글로벌 규모로 보면 190조원에 달하는 국내 ETF 전체 시장보다 더 많은 자산을 운용 중이다.

이에 업계에선 미래에셋운용이 국내보다 시장 규모가 더 큰 해외 ETF 점유율에 더욱 관심을 갖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보다 미국과 캐나다 등 해외가 ETF 시장 규모가 더 큰 것은 사실"이라며 "글로벌 X 등 넓은 해외 네트워크를 가진 미래에셋 입장에선 국내에 올인하기보단 글로벌 전체 ETF 확대가 더욱 큰 이슈일 것"이라고 말했다.

◇ 적에서 아군으로...점유율 확대 '1등 공신' 김남기 부사장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운용의 ETF 점유율 확대가 본격화된 시점을 전 삼성자산운용 ETF본부장이던 김남기 현 ETF운용부문 대표(부사장) 영입 이후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2003년 삼성자산운용 공채로 입사해 신탁회계팀과 채권운용본부를 거쳐 ETF 운용 팀장으로 일하던 도중 2019년 11월 미래에셋운용 ETF운용본부장으로 스카웃됐다.

김 대표는 부임 후 향후 퇴직연금 시장에서 ETF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장기투자형 ETF 개발에 힘쓴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운용의 효자 상품으로 불리는 ‘TIGER 미국S&P500’,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 ETF가 대표적이다.

이에 따른 성과도 나타났다. 김 대표 합류 전인 2019년 말 미래에셋운용의 ETF 순자산은 ETF 시장 점유율은 24%에 불과했으나, 2020년 30%, 2021년 36%, 2022년 37.6%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현재 점유율은 34%로 소폭 하락했지만, 1위인 삼성운용과 경쟁 구도는 여전히 치열하다. 김 대표는 ETF 상품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지난해 7억7200만원의 보수를 수령하며, 미래에셋운용 내 연봉 상위자로 이름을 올렸다.

◇ 中 첨단 제조업 테마 ETF 집중

올해 미래에셋운용은 중국 첨단 제조업 테마ETF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중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중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 2차전지, IT산업 등 첨단 제조업 육성 정책을 강화하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다음 달 상장을 앞둔 ‘TIGER 차이나테크TOP10 ETF'도 역시 BYD, CATL, 알리바바, 텐센트, 샤오미 등 중국을 대표하는 첨단 제조업체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외에도 ‘TIGER 차이나전기차레버리지’, ‘TIGER 차이나반도체FACTSET’ 등 13개 중국 관련 ETF를 운용 중이다. 특히 텐센트·샤오미·알리바바 등 중국 주요 테크기업으로 구성된 ‘TIGER 차이나항셍테크 ETF’는 지난 28일 기준 연간 42% 수익률을 기록하며, 해외 테크 ETF 가운데 가장 높은 성과를 보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중국 내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정부 육성 정책과 맞물려 성장이 기대된다”며 “관련 테마 ETF를 통해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 과제는 '킬러 ETF' 발굴

미래에셋운용의 국내외 ETF 점유율 확대를 위한 과제는 차별화된 ‘킬러 ETF’ 개발이다. 최근 ETF 시장은 수수료 인하 경쟁과 유사 상품의 난립으로 차별화가 쉽지 않다. 이에 기존 시장에 없는 혁신 상품을 출시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도 지난 2월 글로벌 임직원 미팅에서 “기존에 없던 시장의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상품을 만들라”고 주문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11월 상장한 ‘TIGER 미국필라델피아AI반도체나스닥 ETF’다. 이 상품은 필라델피아AI반도체 지수(ASOX)를 추종하는 ETF로, 해당 지수는 미래에셋운용이 나스닥과 협업해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운용은 올해도 글로벌X(미국 ETF 자회사)와 협업해 미국 시장에 새로운 AI(인공지능)기반 ETF를 출시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미국, 중국 등 해외에서도 경쟁력 있는 ETF를 출시해 글로벌 시장 저변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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