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경축사' 논란 독립기념관장, 회견장서 시민단체와 대치

지난 광복절 경축사 발언으로 논란이 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가 시민단체 회원들로 보이는 이들과 대치하면서 20분 가까이 경내에서 빠져나가지 못했다.

김 관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독립정신의 성지이자 공공기관인 독립기념관 위상이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며 "극소수 광복회원을 앞세운 정치세력이 겨레누리관을 20일째 불법 점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천안지역 당원들이 관장 출근 저지 투쟁을 주도하고 있다"며 "지난 8·15 경축사와 관련해 진실을 왜곡하는 언론사와 불법 점거하는 단체에 대해서는 법이 보장하는 범위에서 당당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김 관장은 지난 15일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에서 "우리나라의 광복을 세계사적 관점에서 보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의 승리로 얻은 선물"이라고 밝혀 논란이 됐다.

한편, 이날 항의하기 위해 기다리던 사람들과 김 관장은 기자회견장이 있는 국회 소통관 1층에서 마주치며 회견 시작 전부터 소란이 일었다.

이들은 '김형석 파면', '해임'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든 채 김 관장을 향해 "매국노", "파면하라", "사과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또한 기자회견이 끝나고 계단에서 내려오는 김 관장을 에워싸고 길을 가로막았다.

사람들이 일시에 몰리면서 계단에서 넘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도 연출됐다. 김 관장은 앞을 가로막는 남성을 향해 "당신은 누구냐. 왜 못 지나가게 막는 것이냐"며 소리치기도 했다.

김 관장이 주차장까지 100ｍ가량 걷는 동안 15분 넘게 대치했고, 일부 시민들 간 멱살을 잡는 등 몸싸움도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여성 한 명이 인파 속에 넘어지면서 구급대원이 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