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스케쳐스 신고 출석한 이재용 회장
지난해 8월 인기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런 글이 올라왔습니다. 어떤 네티즌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스케쳐스의 검은색 운동화를 신고 있는 사진과 함께 “법정 출석 때마다 신고 오는데 '애착 신발'인 듯”이라고 썼더라고요. 확인해 보니 실제로 2022년부터 최근까지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으로 재판에 출석할 때면 으레 이 운동화를 신었더군요.
수십만 건 조회수를 기록한 이 글엔 "아버지가 신는 신발" "중년의 뉴발란스"와 같은 댓글 수백 개가 달렸습니다. SNS엔 "발이 편한 신발" "의사·간호사의 운동화" "족저근막염 있으면 강추" 등의 인증 글도 있고요. 60대인 기자의 어머니도 3년 전부터 애용하고 있는데 “발이 안 아프고 편하다”고 하시네요.
오늘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스케쳐스의 탄생과 성장을 들여다보려 합니다. 특히 후발주자 스케쳐스가 어떻게 '업계 1위' 나이키에 굴욕(?)을 선사했는지, '손흥민 절친' 축구 스타 해리 케인과 함께 나이키 아성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들려 드리려 해요. 아울러 발이 편한 신발의 요건은 무엇인지 전문가에게도 물어봤습니다.
쫓겨난 창업주, 사흘 만에 만든 브랜드
스케쳐스의 시작은 1992년입니다. 로버트 그린버그(80)가 아들 마이클(57)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주 맨해튼 비치에 설립했습니다. 이제 32년째가 됐죠. 태어난 지 서른 살이 넘은 브랜드이나 글로벌 스포츠용품 시장의 평균 나이(?)에 비하면 아직 어린이, 청소년 정도에 불과합니다. 나이키(1964년)·아디다스(1949년)·뉴발란스(1906년)·푸마(1948년) 같은 브랜드랑 '연식'이 꽤 차이 나거든요.
그런데도 스케쳐스는 지난 30여 년 동안 고속 질주해 왔습니다. 현재 전 세계 180여 개국에 5000여 개 매장을 열고 있고, 지난해 매출은 80억 달러(약 10조7000억원)를 기록했죠.
가발·시계·롤러스케이트 등을 팔던 그린버그가 운동화에 빠진 건 1983년입니다. LA기어(LA Gear)를 세워 당시 에어로빅 붐에 맞춰 여성용 에어로빅 운동화를 출시해 성공을 거뒀죠. 하지만 1990년대 들어 인기가 떨어지고 경영 상황이 악화하면서 그린버그 부자는 사실상 회사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불과 사흘 만에 이들 부자는 다시 운동화 사업을 하기로 결심했죠. 시대의 유행을 잘 읽은 이들은 스케쳐스를 세우고, 10대와 여성이 좋아할 만한 상품을 만들기로 했어요. 나이키·아디다스 등이 남성 운동화 시장을 꿰차고 있던 터라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한 틈새 시장을 노린 겁니다.
그렇게 1990년대 ‘크롬 돔(chrome dome)’, 2000년대 ‘쉐이프 업스(shape ups)’ 등이 탄생합니다. 투박하고 낡아 해진 듯한 스타일인 크롬 돔은 당시 ‘그런지룩(Grunge Look)’에 빠진 10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답니다. 낡아 해진 듯한 의상으로 편안함과 자유스러움을 추구하는 트렌드에 크롬 돔이 잘 어울렸죠.
이후 기능성 운동화에 주력한 스케쳐스는 2009년에 여성을 위한 몸매 관리 워킹화 쉐이프 업스를 내놔 대히트를 칩니다. 특유의 둥그런 바닥 모양으로 걷기만 해도 허리·엉덩이·종아리 근육의 긴장을 유도해 몸매 관리가 된다고 광고했죠.
그런데 2012년 과대광고 소송에 휘말렸고, 소비자·규제기관 등과 4000만 달러(약 533억원)에 합의하면서 인기가 뚝 떨어졌습니다. 그렇게 또 실패하나 했지만, 그린버그 부자는 LA기어 때처럼 쉽게 물러나지 않죠.
스케쳐스는 이재용 회장이 애용하는 그 모델을 통해 부활을 합니다. 축적된 기능성 운동화 노하우를 총동원했다고 하는데요.
가격은 70~80달러(9만~11만원)으로 나이키 등 대형 브랜드에 비해 가성비가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계속)
‘발바닥 아치를 살려주면서 푹신푹신해 오래 신어도 편하다’는 이재용 회장의 그 신발은 뭘까요.
스포츠의학 전문가가 발이 편한 신발의 조건도 알려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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