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겨울철 화초 관리법

2025-12-26

한파와 미세먼지로 창문을 닫은 채 난방을 켜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실내 공기는 정체되고 습도는 빠르게 떨어진다. 자연스레 실내 환경을 완충해 줄 존재로 ‘공기 청정 식물’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렇다면 겨울철, 식물 관리는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겨울 식물 관리의 핵심은 적극적인 보살핌이 아니다. 오히려 과한 개입을 줄이는 것이 생존율을 높인다. 물을 자주 주기보다 흙 상태를 먼저 확인하고 난방기에서 나오는 바람을 피해 배치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겨울에는 식물의 생장이 느려지는 만큼 여름철 관리 루틴을 그대로 적용하면 뿌리 과습이나 잎 손상으로 이어지기 쉽다.

습도 관리 역시 식물에 직접 손을 대기보다 환경을 조율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가습기를 사용하더라도 식물 바로 옆보다는 공간 전체의 습도를 완만하게 유지하는 편이 낫다. 잎에 물을 분무하는 행위는 일시적으로 촉촉함을 주지만, 실내 온도가 낮은 겨울에는 곰팡이나 잎 마름을 유발할 수 있다. 흙 표면이 완전히 마른 뒤 물을 주고, 최소한의 공기 흐름이 가능한 위치를 확보하는 것이 식물과 공간 모두에 부담이 적다.

식물 배치 또한 겨울철 관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햇빛의 각도가 낮아지고 일조 시간이 짧아지는 계절인 만큼, 여름과 같은 자리가 항상 적절한 것은 아니다. 창가 바로 옆은 낮에는 빛이 충분하지만, 밤에는 냉기가 내려앉기 쉬워 뿌리 냉해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난방기 인근은 토양을 빠르게 건조하게 하고 잎끝을 마르게 만든다. 직사광선과 직바람을 동시에 피할 수 있는, 실내 중앙부나 간접 광이 드는 위치가 겨울철 배치의 기준점이 된다.

최근에는 거실 한쪽에 큰 화분 하나를 두기보다 관리 부담이 적은 소형 화분을 생활 동선에 맞춰 분산 배치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 침실에는 냄새나 과습 부담이 적은 식물, 책상 옆에는 건조한 공기를 보완할 수 있는 식물, 현관에는 온도 변화에 비교적 강한 식물을 두는 식이다. 특히 소형 주거 공간에서는 이동과 위치 조정이 쉬운 크기가 겨울철 관리 난도를 크게 낮춘다. 식물은 고정된 장식이 아니라 계절에 따라 자리를 바꾸며 함께 적응해 나가는 존재다.

그렇다면 겨울에 특히 적합한 식물은 무엇일까. 초보자에게는 스투키와 산세비에리아가 무난하다. 물관리 부담이 적고 공간을 크게 차지하지 않아 원룸이나 소형 주거 공간에도 잘 어울린다. 고무나무는 두꺼운 잎 덕분에 건조한 환경에 비교적 강하고, 아글라오네마는 햇빛이 부족한 실내에서도 안정적인 생육을 보이는 편이다. 겨울철 식물 선택의 기준은 화려함보다 생존력이다. 잘 자라는 식물 하나가, 답답한 계절의 공기를 가장 조용하게 바꿔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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