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주주환원보다 산업별 전략 필요"

2024-09-03

매일경제 밸류업 공시 설명회

조선·기계업은 배당보다 투자

경쟁력 키워 기업가치 올려야

PBR1이하 기업은 주주환원을

공시통해 주주와 소통 넓히면

주가 변동성도 낮출 수 있어

"삼성전자처럼 투자를 많이 해야 하는 회사는 지금처럼 주주환원율이 36% 되는 것보다 재투자 파이를 키우는 게 주주를 위한 길일 수 있습니다. 주주환원이 밸류업 공시의 전부는 아닙니다."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콘퍼런스홀에서 열린 '기업과 장기투자자를 위한 밸류업 공시 설명회'에서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배당·자사주 소각보다는 기업이 산업 특성에 맞는 전략을 주주에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밸류업=주주환원'이라는 고정관념이 강해진 때에 밸류업에는 주주환원 말고도 기업별로 다양한 전략을 제시할 수 있다는 의미다.

매일경제가 주최하고 한국거래소가 후원한 이번 설명회에는 250여 명의 상장사 임직원들이 참석해 밸류업 공시에 대한 시장의 열띤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밸류업이 한국 증시의 새로운 모멘텀으로 떠오른 시점에서 매일경제는 상장사가 밸류업 공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설명회를 마련했다.

윤창범 삼일회계법인 밸류업지원센터장 역시 주주와의 소통과 신뢰를 강조했다. 윤 센터장은 "기업이 자기자본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시장 리스크 대비 개별 기업 주가 변동성(베타) 값을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주와의 소통을 통해 정보 투명성을 확대하고 예측 가능성을 높이면 주주들이 판단하는 리스크와 베타 값이 낮아져 자본 비용이 줄어든다"며 밸류업 공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자산수익률을 올리기 위해서는 낮은 투하자본이익률(ROIC)의 사업에 쓰이는 자원을 매각하거나 배당하고 고수익 자산에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업이 밸류업 공시를 망설이는 것은 사업 환경 변화 속에서 기업 전략이 바뀔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고일규 한국거래소 밸류업운영팀장은 "밸류업 공시에 제시된 목표와 이행 계획은 보통 경영 성과, 재무 상태 변동에 대한 예측이 함께 들어가는 것이라 단순히 목표 달성 및 예측에 실패했다는 이유만으로는 불성실공시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미국 대선으로 인한 경영 환경 변화를 앞두고 불확실성을 걱정하는 기업이 많은데 사업 경영 계획이 바뀌어 수정이 필요한 사항이 나오면 정정 공시를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적어도 한 자릿수는 되고 주주환원보다 높은 수익 창출을 할 수 있으면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기업 가치를 확대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ROE가 낮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이하라면 자산 효율화와 주주환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업종별로는 조선·기계 업종은 배당보다는 실적 턴어라운드를 주주에게 보여줘야 하고 운송업종도 투자를 통해 경쟁사와 격차를 벌릴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성장주기상 성숙기에 진입한 상황이고 쌓인 자산이 많은 기업이라면 주주환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고 팀장 역시 "자본 효율성이나 주주환원에 국한해 지표를 선정할 필요는 없다"며 "산업 특징, 사업 특성, 성장 단계 등을 고려해 기업마다 자율적으로 중장기적 가치 제고 목적에 적합한 지표를 선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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