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제주 바다, 비상대책이 필요하다

2024-07-04

집중호우에 이어 폭염과 열대야로 도민들이 홍역을 치르고 있다.

농촌과 도시지역을 구분하지 않고 피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어촌 어민들은 더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다. 고수온, 해파리 창궐 등 열대(熱帶)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폭염에 수온이 상승하자 양식업계의 우려 또한 커졌다. 급격하게 늘고 있는 해파리도 문제다. 확산 속도나 개체 수가 워낙 엄청나 어민들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이제 제주지역의 수온은 아열대를 넘어 열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본지가 국립해양조사원의 제주지역 5개 관측소(제주·성산포·서귀포·중문·모슬포)에 기록된 최근 5년간의 수온을 분석해 본 결과이다.

특히 최남단에 있는 모슬포관측소에서 기록된 수온은 2019년 평균 19.63도에서 지난해 평균 20.3도로 3년 사이 0.67도나 상승해 주목된다. 평균 18~20도인 아열대 바다의 수온을 넘어서 이론적으로 열대 바다로 진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양생태계가 급변하며 도내 대부분의 지역에서 어업활동이 차질을 빚고 있다.

또 최근 북부지역에 노무라입깃해파리의 출현이 평소에 비해 매우 잦아져 어업활동에 차질을 주는 것은 물론 시민들의 안전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제주바다의 고수온 현상은 심각하다. 목욕물과 별로 다르지 않은 ‘뜨거운 바다’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올해는 날로 세지는 기후변화에 더해 태평양 바다 수온이 오르는 기상현상인 ‘엘니뇨’가 겹치고 있다.

어민, 수산업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 제주 바다의 열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수산물 가격이 급격히 오르는 피시플레이션(Fishflation)으로 이어질까 우려된다.

사실 기후변화는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해파리의 번성 또한 이미 여러 차례 경고됐던 바다. 되풀이되는 이상기후와 변화하는 바다 환경에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제주특별자치도는 기상청과 국립수산과학원 등 관련기관과 학계, 산업계, 어민 공동의 ‘비상 대책 기구’를 구성하기 바란다. 하늘도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자연재해라고 넋 놓고 있을 일이 아니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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