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도 쑥쑥 '기적의 인삼'... KCG인삼공사, 대박 비결은?

온난화로 주산지 전라도에서 강원도로 북상

2022년 세계적인 폭염 등 이상기후에도

780kg 인삼 수확... 역대 최대규모 생산량

자연재해 예방하는 가림막과 신품종 개발

이상기후 여파로 농산물 생산량이 줄어들며, 과일과 채소류 물가도 지난달 기준 아홉달째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KCG인삼공사는 자연재해를 예방할 수 있는 인삼 재배 시설과, 고온에 강한 신품종 개발 등을 통해 인삼 생산량이 오히려 늘었다.

5일 KCG인삼공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계약재배 농가를 대상으로 6년근 인삼을 구매한 결과 10a 단위면적 기준 780kg의 인삼을 수확했다. 전 세계적인 폭염사태 등 이상 기후에서도 역대 최대규모 생산량을 기록한 것이다. 인삼 생산량은 2019년 684kg, 2020년 737kg, 2021년 773kg으로 최근 3년간 꾸준히 늘었다. 최근 10년간 생산량으로 보면 37% 증가했다.

인삼은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반음지 식물이다. 기후, 토질, 자연환경이 적합하지 않은 곳에서는 생육 자체가 어렵다. 따라서 지구온난화로 인삼 재배지역이 전남 해남, 영광, 전북 고창 등의 산지에서 강원도 철원, 양구 등으로 점점 북상하면서 인삼 재배지역 전체 면적 중 강원도 면적이 25.7%에서 41.5%까지 증가했다. 이는 2014년 기준으로 현재는 더 늘었을 것으로 보인다.

인삼의 적정 재배 온도는 21~25도이며, 30도 이상에서는 광합성이 중단된다. 30도 이상 일수가 7일 이상 지속되면 고온 장해가 발생할 수 있다. S&P ClimAnomics 시뮬레이션 결과 KT&G와 계약한 홍천 인삼 농장이 모든 기후 시나리오에서 물리적 리스크(극단적 고온)에 가장 많이 노출된 재배지역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해 홍천의 7~8월 최고 기온이 모두 30도를 넘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평균 기온이 상승하고 있는 추세임을 감안할 때, 향후 더 상승할 여지가 있다.

특히 홍천 지역은 KT&G와 계약한 인삼 재배 지역 중 가장 큰 곳에 속한다. 고온 현상으로 인해 인삼 지배지에 고온 장해가 발생한다면, 재배 인삼의 품질이 하락하거나 생산량이 감소하는 등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

KCG인삼공사는 인삼 재배지 내 온도를 낮추기 위해 2021년 8년여간의 연구 끝에 독자 기술로 '소형터널 해가림막 시설'을 개발했다. 인삼은 약간의 습기를 머금고 물 빠짐이 좋으며, 특히 반그늘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해를 가릴 수 있는 '해가림시설'이 반드시 필요하다. 소형터널 해가림막은 이상기후에서도 대응이 가능하도록 작은 폭으로 앞뒤가 터널처럼 뚫려있다. 누수 차단과 통풍을 원활하게 해 태풍이나 폭염 등에서도 안정적으로 인삼을 재배할 수 있게 됐다. 고품질 인삼의 생산량은 증대하고 자연재해를 예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로 KCG인삼공사가 소형터널 해가림시설을 시험한 결과, 기존 경사식 해가림시설 대비 소형 터널에서 수확한 인삼 생산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KCG인삼공사는 오래전부터 온난화 증상을 대비한 품종 개발을 통해 20여종의 품종을 개발했고 농가에 보급했다. 대표적으로 2019년도에는 보통 인삼대비 엽소율이 감소해 온난화에 강한 내고온성 품종인 '선명'을 등록했다. 같은 해 기존 다수확 품종 인삼대비 1.5배 생산성이 증가한 다수확 품종인 '대풍'도 출원했다.

한편, KCG인삼공사는 농가의 크고 작은 자연재해를 대비해 계약재배 농가 재해대응 프로세스도 운영하고 있다. 날씨 예보에 따라 전 계약농가에 배수로, 농자재, 시설물 관리방법과 피해 상황별 조치사항을 안내할 뿐만 아니라 피해가 발생되면 신속한 상황파악에 착수해 피해복구를 위한 물품, 인력, 상생기금 지원 등 대처를 시행하고 있다. 또 인삼 재해보험 가입 유도와 보험료 일부지원을 하고 있다. 피해농가 발생 시 긴급구매 등을 통해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KCG인삼공사 관계자는 "정관장은 고온현상, 폭우와 같은 기후변화에 대비해 신품종과 소형터널 해가림시설 개발 등 R&D에 많은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에게 안전하고 좋은 품질의 제품을 계속해서 제공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