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 확대경] 오락가락 폭우·폭염에…고랭지배추, 널뛰기 시세 이어갈듯

2024-07-07

올해 고랭지배추 작황은 7월 첫째주 기준 평년작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폭우와 폭염이 번갈아 오는 이번 장마 특성에 따라 시세는 오르내림을 반복하고 있다. 7월 중순 이후 출하물량은 장마 후 기상상황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작황 대체로 무난…향후 날씨가 관건=4일 찾은 강원 평창군 대광령면의 한 고랭지배추밭. 장마가 쉼표를 찍고 오랜만에 햇빛이 비쳐선지 산지 관계자들은 생육 상태를 예의주시하는 모습이었다.

고랭지배추를 5만㎡(1만5000평) 규모로 재배하는 김광식씨(65·대관령면 용산리)는 “이달말 본격 출하할 예정인데, 아직까지 장마로 인한 피해는 크지 않다”면서 “병해충 방제에 힘쓴다면 평년 수준의 수확량은 무난하게 달성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신영주 대관령원예농협 채소사업소장은 “일부 배추밭에서 시듦병·무름병이 보이나 전반적으로 작황이 좋은 편”이라면서 “앞으로 장맛비가 얼마나 쏟아질지, 장마가 끝난 직후 폭염이 얼마나 지속될지 몰라 날씨가 생산량을 가르는 변수”라고 밝혔다.

현재 강원지역에선 준고랭지 물량(4∼5월 정식해 6월 중순부터 출하)을 시장에 내고 있다. 대관령원협의 경우 6월20일 출하를 개시했는데 이달초까지 모두 300t을 시장에 보냈다.

이 기간 비가 자주 왔기 때문에 지난해보다 출하량이 적었다는 게 농협 측 설명이다.

완전고랭지 물량(5∼7월 정식해 7월 중순∼9월 출하)을 취급하는 지역은 작황에 대해 좀더 신중하다.

이한진 태백농협 농산물유통가공사업소장은 “6월은 가물었기 때문에 최근 내린 비가 가뭄을 해소해준 긍정적 측면이 있다”면서도 “다만 장마 기간이 끝나고 나서 배추 품위를 살펴봐야 작황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고랭지배추 생산량은 전체적으로 소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1일 ‘7월 엽근채소 관측’에서 “올 여름배추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4.3%, 평년 대비 6.3% 감소한 35만t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윤성욱 농경연 농업관측센터 연구원은 “재배면적이 전년·평년 대비 각각 7.4%·7% 감소한 데다, 연작피해로 배추를 심기 어려운 곳이 나타났고, 양배추·감자 등으로 작목을 전환한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당분간 널뛰기 시세 이어질 전망=현재 서울 가락시장 등지에 출하되는 배추의 90%는 준고랭지 물량이다.

이광형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가락시장 반입량 중 노지봄배추 저장 물량은 10% 수준이고 나머지는 강원 평창·횡성, 경북 봉화 등지에서 출하하는 준고랭지 물량”이라고 밝혔다.

시세는 널뛰기 흐름을 보인다. 5일 가락시장에서 배추는 10㎏들이 상품 한망당 7492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7월 평균(8097원)보다 7.5%, 평년(8121원)보다 7.7% 낮았다. 하지만 전날(4일)엔 9949원에 거래돼 지난해보다 22.9%, 평년 대비 22.5% 높았다.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게 유통인들의 전망이다. 고행서 대아청과 경매사는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면 더운 날 배춧잎 끄트머리에 난 상처에 수분이 빠르게 스며들어 부패가 더 잘 진행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고품위 물량이 적어 시세가 전반적으로 상승했지만 비가 쏟아지면 출하작업을 거의 하지 못하기 때문에 시세가 뛰었다 내렸다를 반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1∼5일 가락시장 배추 반입량은 1775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반입량(2061t)에 비해 13.9% 감소했다. 최근 3년 평균 반입량(2281t)과 비교해서도 22.2% 줄었다.

시세가 크게 오를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이 사무총장은 “앞서 정부는 6월에 수확한 봄배추 6000t을 비축해둔 상태이고, 3000t을 추가로 매입해 (가격 급등 조짐이 보일 때) 즉시 출하하고 있기 때문에 시세가 높게 뛸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평창=함규원, 서효상 기자 on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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