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산타 만나고 싶다면 버스 타세요”

2024-12-24

산타로 변신한 100여명의 대구 시내버스기사들

크리스마스 장식 한껏 꾸민 버스

흰 수염에 산타 옷 입고 핫팩 선물

“좋아하는 승객들 모습 큰 보람”

승객들도 “반가운 인사에 힘나”

우주교통, 오늘까지 운행 예정

“메리 크리스마스! 어서오세요”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오전 대구 706번 시내버스 내부는 반짝이는 전구와 각양각색의 인형,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며졌다. 빨간 산타 옷을 입고 흰 수염을 붙인 버스 운전기사가 승객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며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대구 시내버스 회사인 우주교통이 승객들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올해로 12번째 여는 행사로 오는 25일까지 우주교통의 시내버스 기사 100여명은 산타 복장을 하고 크리스마스 장식을 한 버스를 운행한다.

올해로 28년차 버스 기사인 곽재희(52)씨는 “처음에는 별 반응이 없을 줄 알았는데 꼬마 아이부터 학생, 어르신들까지 너무 좋아하시고 마음이 울적했는데 덕분에 감사하다는 인사까지 받아서 ‘정말 산타 행사를 하길 잘했구나, 계속 해야되겠다’는 큰 보람을 느낀다”며 “이른 아침 표정없이 힘겹게 버스에 올라타는 승객들이 조금이라도 웃으면서 즐거워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슨 일인가 싶어 어리둥절해 하던 승객들도 금세 미소를 지으며 기사에게 인사를 전하거나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기 바빴다.

버스에 탄 승객 조은영(40)씨는 “매일 똑같은 출근길이 웃을 일도 없고 피곤하기만 했는데 특별한 크리스마스 버스를 타고 산타 기사님이 반갑게 인사해주니 힘이 난다”며 “오늘도 힘차게 살아갈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김종창(47)씨는 “먹고 사느라 바빠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줄도 몰랐는데 산타 버스를 타고 크리스마스임을 알게 됐다”며 “시민들의 발이 돼줄 뿐만 아니라 이렇게 특별한 이벤트까지 해주니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시민들이 바쁜 발걸음을 옮기는 중구 중앙로 약령시 앞 정류장에서도 산타클로스가 등장했다. 이날 오후 산타 복장을 한 우주교통 직원들은 준비한 핫팩을 승객들에게 나눠줬고 무표정하게 버스를 타러 가던 승객들도 붉은 산타 복장을 보자마자 얼굴이 환해졌다.

추명석 우주교통 대표이사는 “시내버스 산타 행사를 통해 경제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시민들에게 작은 위안이 되고 내년에 좋은 꿈을 전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유빈기자 kyb@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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