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사탐런 40만’, 예상된 입시·교실 혼란 언제까지

2025-09-03

올해 대학 입시에서 ‘사탐런’이 최대 변수가 됐다. 사탐런은 수험생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과학탐구보다 상대적으로 학습 부담이 덜한 사회탐구를 선택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학교에선 물리나 화학 수업을 듣는 이과생들이 수능에서는 사회문화나 생활과윤리 같은 사탐 과목을 선택해 응시하는 것이다.

실제로 3일 치른 9월 모의평가에서 사탐을 선택한 수험생은 39만1449명으로 전체의 61.3%를 차지했다. 1년 전인 지난해 9월 모평보다 10만1028명(34.8%) 늘었다. 수능을 2개월여 앞두고 응시 과목을 변경하는 건 무리지만, 이과 중상위권 이하 수험생들 사이에선 지금이라도 응시자가 많은 사탐으로 갈아타는 게 유리하다는 얘기가 돈다고 한다. 이미 과탐 응시생 비율은 40% 밑으로 급감했다.

사탐런은 대학들이 수능 필수 응시 과목을 폐지한 결과다. 2년 전만 해도 이공계 학과나 의대에 진학하려면 무조건 과탐(물리·화학·지구과학·생명과학)에서 두 과목을 선택해 응시해야 했으나, 지난해부터 이를 바꾼 대학이 늘었다. 과탐보다 사탐 과목에서 표준점수 최고점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오는 경향도 영향을 미쳤다.

1~2점으로 당락이 갈리는 치열한 입시 경쟁에서 수험생들이 유리한 과목을 선택하는 걸 비난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학생부 특기사항을 채우기 위해 학교에선 과학 과목을 수강하고, 수능 준비를 위해 따로 사회 과목을 공부하는 현상이 정상은 아니다. 그만큼 사교육 수요가 늘어나고 입시 공정성은 훼손된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분야 인재 육성을 내세운 정부 방침과도 어긋난다. 물리 대신 사회문화를 선택한 학생이 물리학과 진학에 유리한 입시 구조는 양질의 이공계 인력 선발·양성과 거리가 멀고, 그 자체로 불합리하다.

사탐런으로 인한 혼란을 더는 방치해선 안 된다. 이대로면 내년 수능에선 지금보다 더한 사탐런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내년 이후 입시는 반드시 손을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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