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공원공단은 지난달 지리산국립공원 종주 능선을 따라 ‘베어벨’ 10개를 설치했다. 단풍철을 앞두고 탐방객들이 반달가슴곰과 마주칠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서다. 양두하 국립공원공단 야생생물보전원장은 “사람이 드문 새벽이나 저녁에 충돌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탐방객이 이동 중에 종을 쳐 곰이 회피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라고 말했다. 내년까지 주요 탐방로를 따라 베어벨을 20여 개로 늘릴 계획이다.
국립공원공단이 이런 대책을 내놓은 건 지리산 일대에서 복원 중인 반달가슴곰과 인간이 충돌할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국립공원공단과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현재 93마리의 반달가슴곰이 지리산과 덕유산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21년에는 74마리였지만 자연 번식을 통해 매년 개체 수가 늘고 있다. 이중 절반이 넘는 57마리(61%)는 위치 추적을 할 수 없어 활동 범위를 파악하기 어려운 상태다. 우재준 의원은 “학계에서는 지리산 내 먹이 자원 등을 고려하면 최대 수용치가 78마리라고 하는데,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반달가슴곰이 민가 인근으로 접근하면서 매년 재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반달가슴곰을 처음 방사한 2004년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반달가슴곰으로 인한 피해 건수는 594건에 달한다. 벌꿀 피해가 497건으로 가장 많았고, 과수나 가축 등의 피해 건수도 97건이었다.
보험 배상액으로 따지면 지난해까지 11억 2000만 원이 지급됐다. 최근에도 반달가슴곰과 충돌로 인해 매년 수천만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日 올해만 10명 사망 “도토리 흉작에 야생 곰이 굶주려”

일본에서는 반달가슴곰을 비롯한 야생 곰이 마을에 나타나 사람을 공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올해 4월부터 최근까지 곰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는 10명에 달해 종전 최다 기록을 벌써 경신했다. 가장 피해가 큰 아키타현은 자체 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자위대 파견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국립공원공단 측은 다만 일본과 달리 한국에서는 반달가슴곰에 공격당할 위험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불곰, 반달가슴곰 등 야생 곰이 수만 마리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데다가, 특히 올해 전례 없는 도토리 흉작으로 곰들이 굶주린 상태에 놓이면서 마을을 공격하는 일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곰 전문가인 양 원장은 “일본은 도토리 흉작으로 먹이는 한정돼 있고 개체 수가 워낙 많다 보니까 최근 많은 인명피해가 유발됐다”면서도 “지리산에서는 비법정 탐방로로 들어가지 않는다면 반달가슴곰을 마주칠 확률이 상당히 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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