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 마리아상만 보고 있었다…새벽 성당, 성욕 터뜨린 그놈

2025-10-12

현직 형사과장의 ‘크라임 노트’

제 22화. 성모 앞에서 멈춘 기도

기도는 그렇게 멈췄다

유미선(가명·34)씨의 호흡은 고르지 못했고, 손끝은 여전히 떨리고 있었다. 목덜미를 더듬으며 한참을 버틴 끝에야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입을 열었다.

기도하고 있었어요… 아무도 없는 조용한 곳이라, 그냥… 마리아상 앞에서요. 그런데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 목을 졸라서….

그날, 그녀는 그저 마음을 정리하려고 성당을 찾았을 뿐이었다. 신앙에 기대어 하루의 무게를 내려놓고 싶었던, 너무도 평범하고 작은 바람이었다.

하지만 그 평온을 위한 기도는 무참히 짓밟혔다.

뒤에서 다가온 낯선 그림자. 아무런 말이나 예고도 없이 가해진 손아귀의 압박.

기도는 끊기고, 대신 공포의 그림자가 그녀의 심장을 옥죄었다.

그 순간을 설명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점점 잦아들었지만, 그 공포의 깊이는 말투에서 깊게 묻어났다.

형사는 사건 앞에선 냉정해야 하고, 감정보다 증거를 좇아야 한다.

그러나 그날만큼은 분노를 억누를 수 없었다.

이건 단순한 폭행이 아니었다. 다른 곳도 아닌 성모 마리아상 앞에서 벌인 일이다. 믿음을 짓밟고, 신념을 모욕하며,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무너뜨린 행위였다.

나는 속으로 되뇌었다.

그날 밤, 적막을 가르는 외침

10월의 저녁, 도심을 감싸던 가을바람은 서늘했고, 주택가의 불빛은 하나둘 낮아지며, 별빛조차 희미한 하늘 아래 고요히 적막이 내려앉고 있었다.

그날 사건의 시작은 고요를 가르며 날카롭게 울리는 무전에서 시작됐다.

○○○○ 성당. 여성 피해자 목 조르고 성폭행 시도, 용의자 도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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