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출간될 자서전 '희망'서 밝혀
영국 정보부가 입수한 첩보를 이라크 경찰에 알려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2021년 봄 이라크를 방문했을 때 두 차례의 자살 테러 공격을 받을 뻔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테러 공격은 영국의 정보기관이 사전 발각해 이라크 경찰에 알려주면서 실행 직전에 막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 같은 내용은 내년 초 발간될 프란치스코 교황의 자서전 '스페라(희망)'에 담겼으며, 교황의 88번째 생일인 1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델라세라에 발췌된 내용이 실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21년 3월 이라크를 방문했다. 가톨릭 교황이 이슬람 국가인 이라크를 방문한 것은 역사상 처음이었다.
교황은 3박4일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를 비롯해 6개 주요 도시를 방문하고 이슬람 시아파 지도자들과 만남을 가졌다. 또 이슬람 국가에서 박해받는 기독교인들을 위로했다.
당시 교황은 코로나 감염 위험과 불안정한 현지 정세에 따른 신변 위협 가능성이 제기됐음에도 이라크 방문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자서전에서 그가 바그다드에 도착하자마자 영국 정보부가 이라크 경찰에 "교황을 노린 폭탄 테러가 계획되고 있다"고 알렸다고 썼다. 이라크 경찰은 즉각 바티칸의 보안국에게도 이 사실을 알렸다.
영국 정보부가 제공한 첩보는 교황이 이라크 제2도시인 북부 모술을 방문할 때 젊은 여성 테러범 한 명이 자살 폭탄 공격을 시도할 것이고, 동시에 폭탄을 실은 자동차 한 대도 교황을 향해 공격에 나설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교황은 테러 공격이 저지된 다음날 바티칸 보안국에 두 테러범은 어떻게 됐는지 물었다고 한다. 보안국 책임자는 짤막하게 "그들은 더 이상 여기에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교황은 자서전에 "이라크 경찰은 그들을 중간에 차단했고 그들을 폭파시켰다. 이 또한 독이 든 전쟁의 열매"라고 썼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자서전은 원래 프란치스코 교황의 서거 후에 출판될 예정이었지만 25년 마다 찾아오는 가톨릭 희년(2025년)을 기념하기 위해 특별히 출판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희년(Jubilee)은 로마 가톨릭교회에서 신자에게 특별한 영적 은혜를 베푸는 성스러운 해를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