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은 모든 예술이 결합된 종합 선물세트 작품입니다. 스펙터클한 시각적 미장센을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국립무용단 신작 '미인' 제작 과정을 진두지휘한 양정웅 연출은 11일 이렇게 예고했다.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열린 '미인'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다. 그는 "한국 예술계를 대표하는 '어벤저스' 창작진을 한자리에 모았다"며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온 창작진이 뭉쳐 독창적인 방식으로 한국의 미를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 달 3~6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되는 '미인'은 '한국 무용 아이돌' 최호종을 배출한 국립무용단의 올해 최고 기대작이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부터 연극·영화·뮤지컬까지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활약하고 있는 양정웅(연출), 무용 서바이벌 예능 '스테이지파이터'에서 한국무용 코치로 활약하며 이름을 알린 안무가 정보경(안무), 이날치 밴드의 리더 장영규(음악), 에스파·아이브 등 케이팝 가수들의 뮤직비디오를 만든 신호승 예술감독(무대디자인) 등 '어벤저스' 급 제작진이 뭉쳐 칼춤·부채춤·북춤·탈춤 등 11개의 전통춤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냈다.

'미인'의 가장 큰 특징은 여성 무용수만으로 이루어졌다는 것. 양 연출은 "국립무용단의 여성 무용수들은 뛰어난 기량과 열정을 갖추고 있다"며 "이들의 움직임을 통해 한국무용이 가진 아름다움과 흥을 현대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미인'의 의미에 대해서는 "21세기의 역동적이고 다양한 여성상이 모두 미인"이라며 "여성 무용수들이 민속무용을 통해 새로운 '미인도'를 제시하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보경 안무가는 '미인'의 안무와 관련해 "국립무용단은 미래의 고전을 만드는 곳이라고 생각한다"며 "중점을 둔 것은 '춤의 변주'였다"고 말했다. 남성 무용수의 춤인 탈춤을 여성 무용수들의 피날레 공연으로 구성하고, 무용수들에게 탈을 씌우지 않는 것도 탈춤의 새로운 면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그는 "무용수가 표현하려는 것을 탈 없이도 몸으로 다 드러낼 수 있다고 확신했다"며 "개인적으로는 '스테이지 파이터'를 통해 춤 예술에 스며든 대중에게 여성 무용수들이 이렇게 멋있다는 사실을 소개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정웅 연출은 '미인'이 시각적 미장센을 강조한 작품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총천연색의 색채감과 무대 디자인, 조명을 활용해 무대를 한 편의 종합선물세트처럼 꾸밀 예정"이라며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극대화하면서도 대중적인 요소를 가미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