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정보유출' 이어 'KT 금전해킹'까지…시민들 '통신 불안' 확산

2025-09-12

시민들 "통신사 믿을 수 없다" 토로...정부 제재 촉구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지난 4월 SK텔레콤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최근 KT에서도 결제 해킹으로 인한 금전 피해가 잇따라 드러나고 있자 통신사에 대한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KT가 지난 11일 밝힌 바에 따르면 이번 결제 해킹 피해는 1억7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피해 사례가 278건이었다.

개인별로 피해 액수는 다르지만 대략 1건당 61만1500원 정도의 피해다. 이번 피해는 KT 통신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가입자도 해당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피해는 경기도 광명·부천, 서울 금천구·영등포구 등에 집중됐다. KT는 해커가 KT의 초소형 기지국을 불법 취득·도용해 이번 사태를 일으킨 것으로 추측한다. KT 내부 직원 연루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12일 본지 기자가 만난 시민들은 "믿을만한 통신사가 없다"며 한탄하는 동시에 보안 책임을 다하지 못한 통신사에 대한 정부 제재를 촉구했다.

지난달 말 약 49만원의 피해를 본 배주호(26세·남)씨는 피해 발생 당일 KT에 신고했는데도 KT가 별다른 대응을 해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배 씨는 "새벽 4시쯤 내가 하지도 않은 결제가 됐다는 걸 확인했다"며 "KT고객센터 운영시간인 아침까지 기다렸다가 이를 알렸지만 별다른 조처를 해줄 수 없다는 말 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공론화가 된 이후에야 KT에서 사건 해결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존 신고자에 대한 안내는 이뤄지지 않았다.

배씨는 "뉴스를 보고 또 KT에 피해 사실을 알린 후에야 뭔가 진행되는 것 같더라"며 "기존에 신고한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씨를 비롯한 피해자들은 2차 피해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했다. 전화번호와 인증 번호만 있으면 로그인 할 수 있는 앱에서 명의도용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당근마켓 같은 중고 거래 앱에서 사기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보지 않은 시민들 역시 우려를 표했다. 서울 중구에 사는 KT 이용자 구정범씨(30세·남)는 "소액이라고는 하지만 순식간에 몇백만원씩 결제된 사람도 있지 않냐"며 "나도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 불안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SKT도 얼마 전 정보가 유출됐고, LG유플러스라고 다를 것 같지 않다"며 "사실상 통신사들이 독과점 형태로 운영되는데 징벌적 과징금을 크게 가하고 정부도 강력하게 기업을 질타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 사는 KT 이용자 한원희씨(35세·여)는 "정보 유출보다 돈이 나갔다고 하니 더 무섭더라. 추가 피해도 나올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정부가 이참에 제재를 확실히 가해 또 다른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chogiza@newspim.com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