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스타링크, 2021년부터 印에 관심...4년 만에 공식 진출
印 전기차·위성인터넷 시장 잠재력 크지만 높은 가격, 취약한 인프라 등이 문제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테슬라가 인도 시장에 공식 진출했고 스타링크도 인도 내 서비스 개시에 바짝 다가섰다. 미·중 관계가 더욱 복잡해지는 상황에서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이자 위성인터넷 잠재 수요가 큰 인도가 일론 머스크에게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테슬라는 지난 15일 뭄바이에 인도 내 첫 번째 쇼룸을 오픈하며 인도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디뎠다. 2021년부터 인도 시장 진출을 모색한 지 약 4년 만으로, 인도 내 첫 모델인 모델Y 가격이 높게 책정된 만큼 당장은 '시장 장악'이 아닌 BMW·메르세데스 벤츠·아우디 등이 포진해 있는 프리미엄 시장 경쟁 대열에 합류하는 것이 목표라고 CNBC가 17일(현지 시간) 분석했다.
테슬라가 인도 현지 생산이 아닌 독일 등 해외에서 수입한 자동차를 판매하기로 한 데 대해 매체는 "점진적인 (공급망) 구축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도 정부의 전기차 정책이 추가로 조정될 가능성, 미국과 인도의 협상 결과에 따른 관세 변화, 잠재적 수요 등을 고려해 현지 제조 시설 건립 여부를 결정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인도의 고속 충전 인프라가 취약한 점도 테슬라가 극복해야 할 어려움 중 하나라고 매체는 짚었다.
인도 전기차 시장에서는 이륜차와 삼륜차 비중이 크고, 대부분이 가정에서 일반 콘센트를 사용해 충전하고 있다. 다만 고액 소비자의 편의성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테슬라는 공공 충전소 확대에 막대한 투자를 해야 하고, 이를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머스크의 위성 인터넷 사업 부문인 스타링크도 인도 당국으로부터 서비스 제공 자격을 얻었다. 인도의 광범위한 농촌 인터넷 시장을 공략함으로써 성장 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기대감이 크지만 비싼 위성 인터넷 요금이 문제다.
CNBC는 "저렴한 모바일 데이터는 지난 10년간 인도에서 인터넷 붐을 일으켰지만 인터넷망 설치 등이 힘든 농촌 지역은 인터넷 접속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타링크는 기존의 지역적 한계를 극복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위성 인터넷은 저렴하지 않다. 스타링크 서비스 요금은 월 평균 100달러 이상으로 다수 인도 소비자의 인터넷 관련 지출액보다 훨씬 높다"고 지적했다.
비용 문제 등을 고려해 스타링크가 독립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사업체와 정부 계약 및 파트너십을 활용하는 전략을 취할 수 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실제로 스타링크는 이미 현지 통신사인 릴라이언스 지오, 바르티 에어텔과 제휴를 맺었다.
한편 CNBC는 테슬라와 스타링크가 인도에 진출한 시점에 주목했다. 머스크가 지난 6월 관세와 보조금 등으로 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마찰을 빚은 직후의 일이라며, 이 두 사건(양대 사업의 인도 진출 시점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 사이의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겠지만 '우연의 일치'라고만 보기에도 어렵다고 짚었다.
매체는 "머스크의 진출은 인도의 장기적 성장 잠재력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을 키울 것"이라며 "글로벌 기술 및 전기차 기업들의 인도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인 가운데 머스크의 성공은 새로운 외국인 투자 붐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