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25] 삼성전자의 올해 화두는 ‘연결된 지능’

2025-01-06

삼성전자가 2025년 CES 무대에서 대규모 키노트를 열고, 인공지능(AI)과 연결성(Connectivity)을 앞세운 신제품과 서비스 비전을 제시했다. 주요 제품은 홈 어플라이언스, 차량용 솔루션, 의료·건강 관리, 지속가능성 분야지만 거의 모든 분야에서 ‘홈 AI’를 언급할 정도로 AI에 많은 공을 들였다.

인텔과의 협업

키노트 초반, 인텔의 미셸 존슨 홀타우스(Michelle Johnson Holthaus) 임시 공동 CEO 겸 인텔 프로덕트 CEO가 무대 영상을 통해 “PC 시장도 AI와 결합해 강력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 세계 수백만 대 규모로 배포된 AI PC는 이미 업무 효율과 보안을 높이는 등 즉각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삼성전자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갤럭시 북 5(Galaxy Book 5)’ 시리즈를 소개하며, AI 성능에 최적화된 인텔 칩셋과 삼성의 소프트웨어가 결합해 창의성과 생산성을 한층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올해부터는 B2C뿐 아니라 B2B 시장으로도 본격 확장해, 기업 환경에서도 AI 기반 PC를 통한 업무 효율 극대화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디지털 헬스 & 웨어러블-Dexcom과 손잡고 만성질환 관리

이번 키노트에서 특히 주목을 받은 것은 삼성전자 디지털 헬스팀의 프레젠테이션이다. 발표자는 스마트워치·스마트링 등 삼성 웨어러블 기기들이 단순 측정을 넘어, 더 넓은 생태계로 확장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선 삼성은 혈당 측정 협업: 삼성은 바이오센서 전문기업 Dexcom과 제휴해, 사용자의 혈당 변화를 삼성 헬스(Samsung Health) 및 AI 가전·SmartThings와 직접 연동하는 솔루션을 연구하고 있다. 이로써 당뇨 등 만성질환을 앓는 이들이 식단·운동·수면 데이터를 일원화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수면 관리 측면에서는 전체 성인의 62%가 만성적인 수면 부족을 겪고 있다는 통계를 들며, 삼성 헬스가 제공하는 맞춤형 ‘수면 관리 AI’가 소개됐다. 밤에는 자동으로 온도·조명·블라인드를 조절하고, 스마트워치로부터 뇌파·산소포화도 등을 분석해 수면 개선을 유도한다. 수면 중 무호흡 증상 같은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전문의 상담을 권유하는 기능도 준비 중이다.

영양 및 식단 관리 방면에서는 삼성 헬스와 삼성 푸드와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사례를 들었다. 사용자가 설정한 식이 목표에 맞춰 냉장고 속 재료를 분석하고 식단을 추천한다. AI가 영양소 섭취 트렌드를 분석해 “어떤 영양분이 부족하거나 과잉인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대안 레시피까지 제공한다.

“일상의 AI”-집 안팎을 하나로 묶는 경험

발표자 알라나 고메즈-솔리스(Alana Gomez-Solis)는 자신의 일상에 AI를 적극 도입한 사례를 공개하며, 현실적인 활용 팁을 소개했다.

AI가전과 스크린 연동: 아침에 냉장고의 AI 화면으로 일정과 날씨를 확인하고, 레시피 검색 후 오븐·쿡탑으로 바로 전송해 요리 과정을 체크한다.

세탁은 ‘비스포크 AI 런드리 콤보(Bespoke AI Laundry Combo)’로 한 번에 해결한다. ‘세탁-건조’ 전환을 알아서 하기 때문에 중간에 갈아 넣을 필요가 없다.

엔터테인먼트 최적화: TV 시청 중 궁금한 배우가 있으면, 리모컨의 ‘AI 버튼(Click to Search)’을 눌러 바로 정보를 띄운다. 또한, 새로운 ‘AI 모드’ 기능으로 콘텐츠 종류나 시청 환경을 감지해 화질·음향을 자동으로 조정, 설정을 일일이 건드릴 필요가 없어졌다.

맞춤 인테리어: 호환되는 삼성 TV에서 ‘생성형 벽지(Generative Wallpaper)’ 기능을 켜면, 사용자의 인테리어 스타일에 맞춰 자동으로 배경 이미지를 만든다. 생성형 벽지 외에도 삼성 아트 스토어도 QLED·더 프레임·마이크로 LED 전 모델에 탑재되며, 3천점 이상의 예술 작품을 구독형으로 감상할 수 있다. MoMa, 오르세 미술관 등의 작품이 포함돼 있다.

AI 동반자 로봇 ‘볼리(Bally)’: 지난해 CES에서 등장했던 볼리가 드디어 출시된다. 평소 집 안을 돌아다니며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학습하고,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커뮤니케이션과 조언을 해주는 이 로봇은 올해 상반기 내 출시된다.

비즈니스·산업 현장으로 확장하는 스마트싱스 프로

삼성은 스마트싱스 플랫폼을 가정용 수준을 넘어 기업(B2B)·산업용으로 출시한다고 밝혔다. 스마트싱스 프로를 통해 건물·호텔·매장 등 다양한 시설에서 에너지 소비와 기기 관리, 맞춤 서비스 제공을 통합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소규모 매장의 경우 만약 매장 여러 곳을 운영한다면, 조명·냉난방·오픈/클로즈 루틴을 자동화해 시간을 절감하고 에너지를 절약한다.

호텔의 경우 투숙객의 취향(온도·습도·조명·소리)을 분석해 집 같은 편안함을 제공하고, AI가 실시간으로 상태를 모니터링한다.

사무용 빌딩(FITS)에는 대규모 사무실용으로 개발 중인 ‘FITS’ 플랫폼을 이용해 책상 배치, 조명·에어컨 제어 등을 한곳에서 최적화할 수 있다. 모듈형으로 된 가전제품이다.

삼성중공업 선박의 경우 매터(Matter) 표준을 적용해, 선박 내부 시스템(엔진, 온도, 공기질, 화재알림 등)을 일괄적으로 모니터링·제어 가능하도록 만든다.

또한 현대자동차 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전기차가 자택 정전 시 홈 배터리로 활용되거나, 차량 충전을 최적 시간에 유도하는 스마트싱스 솔루션도 선보였다. 하만(Harman)과는 운전 중 음성·시각 정보를 동시에 인식하는 ‘디지털 코파일럿’을 구현하는 등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분야로 AI를 확장하고 있다.

사회·환경적 책임-UNDP 협업과 미래 세대 양성

삼성전자는 “AI와 기술 혁신의 혜택이 소수에게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포용성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소개했다.

접근성(Accessibility) 강화: 음성 인식으로 가족 개개인을 식별하고, 시각장애·저시력 사용자를 위해 TV나 가전 화면을 자동으로 고대비·음성 안내 모드로 전환한다.

또한, AI 기반 오디오 자막 기능을 통해 외국어 음성만 적절히 줄이고, 배경음악·효과음은 유지해 몰입도를 높인다.

이외에는 글로벌 교육 프로그램과 혁신 캠퍼스를 운영한다. 66개국에서 진행하는 ‘솔브 포 투모로우(Solve for Tomorrow)’를 통해 학생 260만 명 이상이 STEM(과학·기술·공학·수학)을 활용해 지역사회 문제 해결 아이디어를 구현해왔다. ‘이노베이션 캠퍼스(Innovation Campus)’ 프로그램으로 AI·IoT·빅데이터 분야 인재를 양성, 이미 18만명 이상의 청년이 혜택을 받았다.

또한, 유엔개발계획(UNDP) 총괄인 아킴 슈타이너(Achim Steiner)는 영상 메시지에서, “삼성 글로벌 골즈 앱(Samsung Global Goals App)을 통해 3억 명에 가까운 갤럭시 사용자들이 2천만 달러 이상의 기금을 조성해 왔다”고 전하며, 기술이 빈곤·기후 문제·성평등 증진 등 전 세계적 과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결된 지능(Connected Intelligence)의 미래

전반적으로 삼성전자의 올해 발표는 지난해 출시된 것들과 유사하다. 다만 특정 상황에서 모든 제품이 동시에 움직이고, 특정 인물을 인식해 접근성 설정이 바뀌는 등, 지난해 발표했던 AI가 한층 강화된 것을 알 수 있다. 스마트싱스의 B2B 진출도 이색적이다.

요약하자면, 소프트웨어 단계에서는 걸음마 수준인 AI 에이전트 세상이 가정용 하드웨어 시장에서는 일찌감치 상용화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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