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상반기 인공지능(AI) 로봇 '볼리'를 출시한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삼성은 그동안 콘셉트 형식의 가정용 AI 로봇을 공개한 적은 있었지만 실제 시장에 내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란 공처럼 생긴 볼리는 소비자의 사용 패턴을 지속적으로 학습해 스스로 진화하는 AI 로봇이다. 집 안에 있는 다양한 가전기기를 직접 컨트롤하고 아이와 반려동물을 보살피다가 이상이 생길 경우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해 대화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율 주행을 통해 소비자가 부르면 집안 어디서나 달려온다. 내부에 빔 프로젝터가 내장돼 있어 일종의 디스플레이 기능도 할 수 있다. 한마디로 만능형 집사로봇인 셈이다. 볼리는 이번 CES 2025에서 시연을 통해 사용자의 일정을 확인하고 식사 메뉴에 맞는 와인을 추천해주기도 하는 등 고도화된 기능을 선보였다.
앞서 LG전자도 볼리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이동형 AI 홈허브(Q9)’ 제품을 공개한 바 있으며 중국 주요 가전업체들도 ‘미투 전략’을 앞세워 유사한 제품을 올해 CES 2025에서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형 AI 로봇을 통해 자율주행, 추론 등 기능이 더 발달하면 궁극적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이 등장하는 시기가 더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이날 볼리 출시에 더해 ‘홈 AI’를 향후 가전 제품의 비전으로 제시했다. 대표 연사로 나선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은 “홈 AI는 초개인화된 맞춤형 경험을 바탕으로 일상을 더 편리하고 즐겁게 만들 것”이라며 "이같은 혁신을 산업과 사회로 확장해 미래 100년까지 리더십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홈 AI의 가장 큰 특징은 가족의 일상은 물론이고 업무까지 파악해 다양한 공간과 상황 속에서 최적의 설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가령 가족 구성원 별로 다른 목소리를 인지해 어떤 방에 누가 있는지 인지해 온습도를 조절하는 식이다. 여기에는 삼성의 '스마트싱스 앰비언트 센싱' 기술이 적용됐다.
터치형 스크린을 탑재해 편의성을 높인 다양한 가전 신제품도 선보였다. 특히 9형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신제품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는 냉장고 속 식재료를 자동 인식해 푸드 리스트를 만들어주는 'AI 비전 인사이드' 기능을 탑재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온라인 식료품 배송업체 인스타카트와 협업해 냉장고에 탑재된 스크린을 통해 부족한 식재료를 즉시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올해 안에 미국 시장에 도입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과 협력해 차량 위치를 찾고 미리 시동을 거는 '차량용 스마트싱스'도 공개했다.